오늘의 묵상

김준수 아오스딩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2019.06.08 07:32

부활 제7주간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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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로의 <주님, 이 사람은  어떻게 되겠습니까?>(21,21)라는 궁금증의 밑바닥에는 인간의 깊은 어둠이 깔려 있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사실 세상을 살아오면서 제 생각으로 가장 아픈 단어는 <편애>라고 봅니다.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사랑받고 싶어 하는 것은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욕구입니다. 자식이 부모에게, 제자가 스승에게, 신도가 사제에게, 그런데 이런 인간의 내면적 욕구에 상처를 주고 아픔을 주는 시발은 <사랑받고 싶은 그 사람이 자신보다 누군가를 더 사랑한다고 느낄 때> 일어납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입장에선 이해할 수 없고 수긍할 수 없으며 부정할지도 모릅니다. 허나 약자인 사랑받아야 하는 사람의 처지에서 <편애=사랑의 치우침>는 본의 아니게 형제나 동료 간에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만들어 버리고 이를 통해 일생 동안 보이지 않는 내적전쟁이 가족과 공동체 안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납니다.

 

편애는 모든 악의 온상과도 같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런 편애가 형제간에 비교하고 경쟁하게 만들어 갑니다. 이것이 깊어지면 심한 열등감을 갖게 되고 이 열등감은 인생을 살면서 한 사람의 삶의 그림자와 어둠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세상에서 가장 뿌리 깊은 그림자는 바로 열등감이며 이 ‘열등감에 빠진 사람은 하느님도 구제할 수 없구나.’ 라고 제 주변의 사람들을 보면서, 제 경험을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비교의식도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지 않나요. 저희 가정에서도 공동체에서도 ....

그 어둠이 밝은 기억, 사랑의 추억마저 삼켜버릴 만큼 그 파도가 강력합니다. 열등감의 또 다른 표현은 우월감으로 이 둘은 일란성 쌍둥이입니다. 질투심과 경쟁심, 비교의식, 이 모든 것이 오늘 복음의 베드로를 통해서 드러나고 있기에 저를 여간 불편하게 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요한은 어떻게 죽게 될 것인지 궁금해서 예수님께 물어보는 베드로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것이 너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21,23) 이 표현은 오래전에 보았던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라는 영화에서 이영애가 출소하는 장면에서 기다리던 목사와 신도들에게 <너나 잘하세요!>라는 표현을 떠오르게 합니다. 세상 말로 하자면 <남 신경 쓰지 말고 네 앞길이나 신경쓰세요.>라고 들립니다. 베드로 역시 무척 당황스럽고 황당했을지도 모릅니다. 내가 왜 이런 질문을 했을까 싶었을 것입니다. 이는 베드로에게만이 아니라 우리 자신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너나 잘하세요!>

 

그러므로 <그것이 너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 너는 나를 따라라.>라고 하시는 말씀은 이런 뜻일 겁니다. <한눈팔지 말고 오직 너의 십자가를 잘 짊어지고 꿋꿋이 너는 너만이 걸어야 할 길을 통해 나를 따르렴!>하고 말씀하신 듯싶습니다. 결국 우리가 가는 길이 다른 이의 길보다 험하고 힘들고 거칠더라도 상관하지 말고 자신의 길을 꿋꿋이 가라는 말씀입니다. 다른 이에게 어떤 일이 주어지고 어떤 길을 걷든 우리에게 주어진 일에 충실 하라는 말씀이라고 알아듣습니다. 그러니 타인에 지나치게 신경 쓰지 말고 오늘 주님의 사랑 안에서 다만 내게 맡기신 일을 충실히 하면서, 주님 안에서 <나의 길>을 걸어가도록 합시다. 한눈팔지 말고 똑바로 주님만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길을 걸어갑시다. <나만 잘 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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