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김준수 아오스딩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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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나이 들어가는 게 좋습니다. 아직도 욱하는 성깔은 여전하지만 나이 들수록 훨씬 더 부드러워졌다고 느껴가기 때문입니다. 금년 저는 제 스스로에게 <나서지 말고, 나대지 말며 보고도 모른 척하라!>고 다짐했기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어쩌면 이런 성향을 제 아버지로부터 받지 않았을까 솔직히 인정합니다. 그렇다고 제가 순전히 나쁜 놈만은 아니듯이 저의 가친도 좋으신 분이시고 교회나 사회에서 인정받으셨던 분이셨습니다. 누구 못지않게 잘 참긴 하지만 직설적이고 솔직한 성격이라 성질나면 화를 잘 표현합니다. 참는 게 좋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참으면 병이 된다.>고 확신하고 있으며 그런 사람들을 많이 보아왔습니다. 예수님은 참으면서 자신 안에 억압하거나 투사하지 않고 모든 것을 마치 땅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듯이 받아들였습니다. <그러니 참지 말고 받아 들이십시요!!!> 이런 점에서 화가 나면 화를 표현하는 것이 건강하고 정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화가 나면 그 화가 내게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를 들으려고 해야 하며 건전하게 표현해야 합니다. 물론 상대방에게 표현할 수 없다면 최소한 자기 자신에게 표현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살인해서는 안 되며, 성도 내지 말고 욕도 하지 말라.>(Mt5,21.22)고 당부하십니다. 살인하지 말라는 권고야 당연한 말씀이지만, 다른 가르침은 실천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요즘 같은 세상에선 더욱 더(=특히 전00 목사와 같은 부류의 사람들) 그렇습니다. 물론 그 깊은 뜻이야 사랑의 자제력을 지니라는 뜻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사도 바오로가 코린토 서간에서 언급했잖아요.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성내지 않고 사랑은 앙심을 품지 않기 때문입니다.>(1고13,4.5) 사랑이 넘치면 화가 날 상황이라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하고 쿨하게 받아넘길 수 있을테지요. 결국 문제는 제가 사랑이 부족한 탓인가 봅니다.

 

말을 하고 살아가는 제 신분으로 살아오면서 저의 실수도 그리고 다른 사람의 실수도 결국 말에서 기인한다고 봅니다. 모든 갈등과 위기는 세치 혀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입니다. 말을 하는 신분으로 말의 실수가 없는 사람은 야고보 사도의 표현처럼 <그는 자기의 온몸을 다스릴 수 있는 완전한 사람입니다.>(야3.3)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혀의 악습을 적절하게 표현하였습니다. 세치 혀가 사람을 잡습니다.
 
흔히 사람을 살리는 말이 있고, 사람을 죽이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저 역시 제가 했던 말로 많은 사람에게 상처를, 아픔을 주었던 제 잘못을 깊이 반성해 봅니다. 제가 한 말 중에서 때론 사람을 살리는 말도 했겠지만 더러 사람을 죽이는 말도 했었음을 인정하고 고백합니다. 그로인해 제가 <재판에 넘겨지고>,<최고의회에 넘겨지고>, <불붙는 지옥에 넘겨진다고>한다면 저야 기꺼이 그런 벌을 받아들이겠습니다. 한번 쏟았던 말을 되돌릴 수 없기에 그로인한 징벌을 받아야 한다면 제가 잘못한 것이기에 무엇이든 모든 것을 받아들이렵니다. 물론 나이 들어가는 처지에, 말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으로 가능한 남을 살리는 말을 하고 싶은 게 제 솔직한 바램입니다.

그래서 이 해인 수녀의 <말을 위한 기도>를 음미하면서 제 말이 사람을 살리는 말을 할 수 있도록 은총을 청합니다. 그리고 여러분도~~~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수없이 뿌려 놓은 말의 씨들이 어디서 어떻게 열매를 맺었을까     

조용히 헤아려 볼 때가 있습니다. 무심코 뿌린 말의 씨라도 그 어디선가 뿌리를 내렸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왠지 두렵습니다. ...헤프지 않으면서 풍부하고 경박하지 않으면서 유쾌하고 과장하지 않으면서 품위 있는 한 마디의 말을 위해 때로는 진통 겪는 어둠의 순간을 이겨내게 하소서. 참으로 아름다운 언어의 집을 짓기 위해 언제나 기도하는 마음으로 도를 닦는 마음으로 말을 하게 하소서. ...

내가 어려서부터 말로 저지른 모든 잘못 특히 사랑을 거스르는 비방과 오해의 말들을 경솔한 속단과 편견과 위선의 말들을 주여, 용서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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