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김준수 아오스딩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2019.06.17 07:48

연중 제11주간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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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우리가 문학이나 영화가 아닌 현실로 오늘 복음에 관한 일이 일어난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참 어려운 질문입니다. <복수는 나의 것>이라는 박찬욱 감독의 작품이 있었습니다. 내용은 딸을 죽인 유괴범을 찾아내 잔혹하게 살해하는 영화입니다. 나 자신보다 더 소중한 자식을 죽인 원수를 어찌 용서할 수 있겠는가? 만약 제가 당사자라면, 아 주님은 저를 너무 힘들게 합니다. 자식에게 어떤 형태로든지, 어떤 방법으로든지 해를 가한 자에게 너그러울 수 없는 것은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이며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어쩌면 박찬욱 감독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을 통해서 인간의 내면에 내재된 복수 심리를 고발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딸의 유괴범을 살해한 아버지를 선뜻 판단할 수 없는 입장이 되게 하고, 일정 부분 동조하는 마음이 없지 않아 생깁니다.
 
오늘 복음에 보면 함무라비 법전의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라는 제한된 복수마저 예수님은 폐지하십니다. 더 나아가서 원한도 보복도 없는 새로운 마음으로 오히려 원수에게 자비와 친절을 베풀라고 한 걸음 더 나아가십니다.(Mt5,38~42) 이 가르침의 방점은 악을 악으로, 폭력을 폭력으로 맞서지 말라고 하시며, 새로운 삶의 자세를 제시합니다. 손바닥을 마주친다면 그와 더 나을 게 무엇이냐는 말씀이겠고, 또 그렇게 악인에게 악으로 맞선다고 한들 오히려 자기 자신을 잃어버릴 수밖에 없기에, 최선의 길은 폭력이 아닌 자제로, 사랑으로 악을 이겨내라고 하신 듯싶습니다. 물론 주님은 그렇게 당신에게 원수와 같았던 사람들을 위해 십자가상에서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Lk23,34)라고 기도하시며, 당신 말씀하신 용서를 실제로 실천하셨습니다.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는 뜻은 비겁하게 도망치라는 의미라기보다 자신에게 악을 행하는 사람에게 폭력으로 맞서 저항하지 말고 보복을 하느님께 맡기라는 뜻입니다. 사도 바오로는 <많이 견디어 내고, 환난과 재난과 역경을 겪으면서도.... 성령과 거짓 없는 사랑으로, 진리의 말씀과 하느님의 힘으로>(2코6,5.7) 살아가라고 격려합니다.

 

로마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에서 사도 바오로는 이렇게 권고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스스로 복수할 생각을 하지 말고 하느님의 진노에 맡기십시오. 성경에서도 '복수는 내가 할 일, 내가 보복하리라' 하고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로12,19) 또한 구약의 잠언에 보면 <‘내가 악을 되갚겠다.’ 하지 말고 주님께 바라라. 그분께서 너를 도와주신다.>(20,22), <네 원수가 주리거든 먹을 것을 주고 목말라하거든 물을 주어라. 그것은 숯불을 그의 머리에 놓는 셈이다. 주님께서 너에게 그 일을 보상해 주시리라.>(25,21-22) 결국 우리 스스로 손에 피를 묻히기보다 그리고 사실 복수는 더 커다란 복수를 가져오기에, 악인에 맞서 저항하기보다는 하느님께 맡겨 드리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악인에게 맞서지 말고 하느님께 맡겨 드리는 것이 현명한 처사일지 모릅니다. 어둠을 어둠으로, 악을 악으로, 폭력을 폭력으로 해결하려는 게 인간의 일반적인 심정이고 정서이지만 그런 방법은 참된 해결이 아닌 악순환으로 오히려 더 큰 불행을 자초할 수 있기에 공정하신 하느님의 손에 맡겨드려야 하는 게 역사의 교훈이고 신앙인의 경험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정의는 승리합니다. 진실은 드러나게 마련입니다.> 보복과 복수할 일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때를 기다리면서 정의의 하느님께 복수를 맡겨두고 우리는 기도할 수 밖에 없습니다. <주님, 부르짖는 제 소리를 들어 주소서. 저를 도와주소서.>(시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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