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김준수 아오스딩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2019.06.18 08:06

연중 제11주간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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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완전한 사람도 아니며 완전한 사람이 되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완전하신 하느님 아버지의 아들인 것은 알지만 또한 제가 부족하고 못난 아들이라는 사실도 압니다. 시대가 사람을 만들듯이 제 삶에 피할 수 없는 원수가 생기고, 그 원수를 용서하기 위해 자신과 싸우면서 하느님의 은총을 체험하다보면, <원수를 사랑하여라.>(Mt5,44)는 예수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영적 영웅이 될 수 있을지 모릅니다. 허나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제게 그저 오늘의 복음 말씀 가운데,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Mt5,48)는 가르침은 너무 어려운 말씀으로 닥아 옵니다.

 

<완전한 사람이란?> 도대체 어떤 존재일까요. 오늘 복음을 보면 그 완전함이란 모든 면에 있어서 결함이 없는 사람이라기보다 <원수를 사랑하고 그 원수를 위하여 기도하는 사람>이라고 이해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느님 아버지께서 사랑이시고 용서이시듯 자녀인 우리도 사랑과 용서에 있어서 완전한 사람이 되라는 권고의 말씀이라고 봅니다. 허나 저는 제 자신이 고백했듯이 사랑이 없고 사랑할 줄도 모르는 사람이기에 늘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 달라고 주님께 기도할 뿐입니다.

 

저는 주님께서 지적하시고 나무라시는 것처럼 <저를 사랑하는 사람들만 사랑하고, 저를 아는 사람들에게만 인사하고>(5,46) 관계하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마음이 슬퍼집니다. 아버지의 뜻을 살지 못하는 제 자신을 알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물론 저도 저를 모르는 사람들과 인사하고 저를 모르는 사람을 사랑하기도 하지만, 그 이상은 나가지 못합니다. 이미 돌아가신 저희 수도회 박 도세신부님은 <그렇게 살아야 함에도 그렇게 살지 않은 게 바로 죄>라고 하셨는데 그런 점에서 보면 저는 죄인입니다. 사랑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사랑하지 않은 죄, 용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용서하지 않은 죄 말입니다. 물론 지금껏 살아오면서 깨달은 점은 원수는 다른 누군가가 아닌 바로 나 자신이 원수이더라고요.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지도 못하고 용서하지도 못하며 기도하지도 않은 제가 누구를 사랑하고 용서하고 기도해 줄 수 있겠습니까? 원수를 사랑하고 원수를 위해 기도하시라는 하느님의 제한 없는 사랑의 따뜻한 햇살을 지금은 쪼이고 싶을 뿐입니다. 지금껏 마음의 양산으로 그 사랑의 햇살을 가리고서 스스로의 칙칙한 그늘 속에 살았다면, 이젠 양산을 내려놓고 그 사랑의 햇살을 쐬면서 사랑의 온기를 만끽하고 싶습니다. 비록 햇빛 알레르기를 갖고 있지만도.  주님 제게 사랑을 주시기보다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 주십시오.

 

독일 나치에 의해 수용소에 수용되어 죽어가면서도 기도했던 사람들이 실천한 사랑을 저도 살 수 있기 바라며 기도합니다. <오 주님, 선한 의지의 사람들만 기억하지 마시고 악한 의지의 사람들도 기억하소서. 그러나 그들이 우리에게 가했던 고통의 일체를 잊지는 마옵소서. 대신 이러한 고통 때문에 우리가 맺은 열매들, 우리의 교제, 서로에 대한 충성, 겸손, 용기, 관대함을 기억하소서. 이러한 고난으로부터 성장한 마음의 위대함을 기억하소서. 핍박자들이 주님 앞에 심판 받게 될 때, 우리가 맺은 이러한 모든 열매로 그들을 용서하소서.> (라벤스부룩이라는 수용소의 벽에 쓰여 진 기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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