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김준수 아오스딩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2019.06.26 06:57

연중 제12주간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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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의 <좋은 나무는 모두 좋은 열매를 맺고 나쁜 나무는 나쁜 열매를 맺는다. 좋은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을 수 없고 나쁜 나무가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없다. >(Mt7,17.18)는 말씀을 요한복음의 <포도나무의 비유>와 연관시켜 보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러니까 좋은 나무는 예수님이시고 좋은 열매는 예수님 안에 머물러 살아가는 우리 자신을 의미한다고 말입니다. 이미 요한복음 15장을 묵상하면서 나눴던 것처럼 그리스도인인 우리는 하느님을 떠나서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입니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자기 지향적 존재가 아니고 인간은 하느님의 존재이고, 하느님으로부터 존재이고 하느님을 위한 존재인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에게서 떨어져서는 어떠한 열매도 맺을 수 없습니다. 좋은 나무이신 예수님 안에 머물러 살아갈 때, 그 나무의 가지인 우리들은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사랑과 은총 안에 항구히 머물 때,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탐스런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아직도 때가 되지 않아 열매가 제대로 익지 않았나 봅니다. 머지않아 열매가 결실을 맺을 것이라 확신하면서, 지금은 익어가는 시기이고 수확의 때가 거의 다가오고 있다고 믿기에 다소나마 위로와 위안을 느낍니다. 저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 수확 때까지 꿋꿋이 예수님의 나무에 붙어 있도록 합시다. 오늘 아브라함에게 향한 <아브라함아, 두려워하지 마라. 나는 너의 방패다. 너는 매우 큰 상을 받을 것이다.>(창15,1)는 하느님의 말씀은 단지 아브라함에게만 주신 약속의 말씀이 아니라 당신을 믿는 모두에게 향한 말씀입니다. 이는 하느님의 약속을 철저히 믿고 하느님께 신뢰를 두는 모든 이에게 향한 위로와 약속의 말씀으로, 결국 하느님 안에 항구히 머무는 사람은 좋은 사람이며 그는 좋은 열매를 맺을 것이지만, 하느님에게서 멀리 떠나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며 그는 나쁜 열매를 맺을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에 대해 의심하지 않고 두려워 하지 않는 사람은 큰 상 곧 많고 좋은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물론 지금껏 저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이 부족한 게 아니었습니다. 다만 오래 시간이 지났음에도 열매가 익지 않은 것은 저의 노력이나 자질이 부족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고려 때 지눌 선사가 표현하길 <소는 물을 먹어서 젖을 내고, 뱀은 물을 먹어서 독을 냅니다.>고 했습니다. 같은 물을 먹는데 소는 사람을 이롭게 하는 젖을 내고, 같은 물을 먹어 뱀은 사람을 해치는 독을 낸다는 뜻입니다. 지눌 선사의 표현이나 오늘 복음의 메시지는 그 존재가 바뀌지 않는 한 그 존재에게서 다른 것이 나올 수 없다는 뜻입니다. 허나 저는 믿습니다. 저는 저 자신 스스로 제 존재를 바꿀 수 없지만, 불가능이 없으신 하느님께서는 당신 은총에 온전히 의탁하고 봉헌하는 존재를 내치지 않고, 항구하게 머무는 그 열정과 열성을 보시고 그 나무에 맞갖은 열매를 맺도록 바꿔주시리라고 믿습니다. 저는 저의 실패와 실수에 연연하지 않고 꿋꿋이 예수님의 사랑 안에 머물려고 몸부림치며, 예수님의 은총을 붙들고 살려는 게 제 마음입니다. <내 안에 머물러라.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으리라.>(Jn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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