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김준수 아오스딩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2019.07.02 08:26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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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여행지든 첫 번째 갔던 여행의 순간이 가장 강한 인상으로 남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이스라엘 성지순례에 관한 기억도 마찬 가집니다. 다른 순례객들과 함께 티베리아 호수를 배를 타고 유람할 때 입니다. 정말이지 호수 중간 쯤 왔을 때 오늘 복음의 상황과 흡사하게 거센 바람이 세차게 불어오기 시작했고, 함께 동승했던 일행 중에서 딱히 누구라고 할 것도 없이 여기저기서 비명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습니다.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거센 바람이 불고 파도가 일자 저 역시 겁도 나고 두렵기도 했었습니다. 사실 저는 겁이 많은 사람입니다. 정말 복음의 제자들처럼 똑같이 <주님, 구해 주십시오. 저희가 죽게 되었습니다.>(Mt8,25)라고 기도하던 순간이 지금도 생생히 떠오릅니다. 그리고 제자들의 두려움을 온 몸으로 저도 체험했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특이한 점은 그토록 거센 풍랑이 일어, 배가 파도에 뒤집어 지려는 위기 상황 속에서도 편안히 주무시고 계신 예수님의 모습입니다. 어쩌면 예수님은 우리가 인생 여정에서 겪을 수많은 역경의 순간에도 그렇게 태평스럽게 주무시고 계실지 모릅니다. 인생도 자연의 리듬처럼 끊임없이 오고 가기에, 선과도 평온하게 지내야 하듯이 악과도 평온하게 지낼 수 있어야 함을 가르치신 듯싶습니다. 역풍이 불어 닥칠 때도 순풍이 불어오는 때와 동일하게 의연하고 태연하게 받아들이도록 가르치시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수님의 평온하심에 반해서 제자들은 겁에 질려서 구해달라고 당신께 소리 지르며 매달리자, 예수님께서는 <왜 겁을 내느냐? 이 믿음이 약한 자들아!>(8,26)고 말씀하시며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8,26)고 성서는 기록하고 있습니다. 약한 믿음으로 갈팡질팡하는 제자들을 향한 주님의 따끔한 일침은 우리 모두에게도 해당됩니다. 인생의 거센 풍랑을 탓할 게 아니라, 그 풍랑을 평온하게 받아들이지 못한 우리의 믿음 약함을 탓해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인생을 살아가다보면 예기치 않은 큰 풍랑이 일어 고통의 바다를 항해하는 우리의 작은 배가 파도에 휩쓸릴 것을 알고 계셨는지도 모릅니다. 허나 인생의 바다를 항해하는 도중 늘 미풍만이 불어오는 것만이 아니라 거센 바람도 불어오기 마련입니다. 이런 인생의 시련과 역경 속에서도 늘 우리 안에 우리와 함께 계신 주님을 믿고 꿋꿋이 노를 저어 나아갈 수 있기를 바라십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어려운 시련의 시기에 하느님을 찾고 하느님을 만나게 되는 은총을 받습니다. 이런 위기의 때가 바로 인생이나 신앙의 성장의 계기가 될 수 있는 은총의 순간입니다.  그렇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시련의 때 오히려 하느님을 떠나서 혼자 세상을 방황하다가 나락으로 추락하기도 합니다. 어려움이 닥치고 위험이 몰아치는 내 인생의 위기에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주님께서 늘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점입니다. 시련의 풍랑 중심에 위로와 능력의 주님께서 항상 계십니다. 그 때마다 겸손되이 저희의 믿음이 약함을 인정하고 <주님, 저희를 도와주십시오!>라고 간청하도록 합시다. 그 분이 우리 영혼의 주인이심을 인정하고, 함께 계시는 주님의 현존에 힘입어 거친 풍랑을 헤쳐 나갈 때 우리는 분명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 주님께 바라네. 주님의 말씀에 희망을 두네.>(시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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