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김준수 아오스딩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2019.07.28 06:23

연중 제17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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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에 보면 예수님은 늘 기도하셨고(Mr1,35/Lk11,1; 22,41-44), 또 제자들에게도 기도하라고 촉구하신 것(Mt5,44;24,20;Lk18,1참조)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기도하라.>는 가르침은 당대의 교사들과 비교해 보면, 예수님께서는 찬양기도를 촉구하지 않았다고 하는 사실입니다. 물론 유대인 경건자들은 지상에서 자신들에게 맡겨진 소임은 오직 하나, 곧 하느님의 영광을 더하는 일임을 아는 사람들이었고 또 하느님의 영광을 끊임없이 찬양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기도하라고 가르치기 보다는 오히려 역경과 시련에 직면하여 기도하라는 것입니다;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라.>(Mt5,44), <이런 일(재난)이 겨울에 일어나지 않도록 기도하시오.>(Mr13,18),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기도하시오.>(Lk22,40)라고 가르치십니다. 그 까닭인즉 그 때야말로 우리들은 자기 자녀들을 악에 희생시키고 싶지 않으신, 하늘에 계신 자비로운 아버지를 모시고 있다는 것을 진정으로 인식해야 하는 순간이기에 그렇습니다.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너희가 악해도 자녀들에게는 좋은 것을 줄 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야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성령을 얼마나 더 잘 주시겠느냐?>(Lk11,9.13) 이는 곧 예수님은 하느님 때문이 아니라 우리 때문에 기도하라고 촉구하고 계십니다. 우리는 우리 힘만으로는 악의 권세를 극복할 수 없기 때문에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께 의지하고 의탁해서 기도해야 합니다. 그러면 우리에게는 결코 아무것도 악한 결과를 낳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로8,28참조) 그러기에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기도에 관해 가르치고자 한 핵심은 바로 우리가 빌 수 있고 또 빌어야 하는 것은 <성령>(11,13)을 청하라는 것입니다. 성령으로 말미암아 우리가 빌 수 있고 또 빌어야 하는 것은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주님의 기도>를 깨닫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성령의 도움이 우리에게 절실히 요구되기 때문입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소서. 날마다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에게 잘못한 모든 이를 저희도 용서하오니, 저희의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11,2~4) 이 기도야말로 그리스도인에게는 유일한 기도이며 최종적인 기도입니다.

 

오늘 루가 복음에 보면, 기도를 마치신 예수님께 제자들 가운데 어떤 사람, 아마도 세례자 요한의 제자였던 사람이 <주님, 요한이 자기 제자들에게 가르쳐 준 것처럼, 저희에게도 기도하는 것을 가르쳐 주십시오.>(11,1)라고 간청합니다. 사실 <기도하는 것>을 가르칠 수 있는 분은 오로지 예수님과 성령뿐이십니다. 예수님께서 가르치시는 주님의 기도 또한 부활하신 이후에 주님의 성령을 통해서 온전히 배울 수 있었으며, 이를 위해 우리에게 가장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것은 바로 <성령께서 우리 영혼 안에 머무시도록 자리를 내어 드리는> 것입니다. 기도에 관한 기본적인 교리는 사도 바오로께서 우리에게 남기신 로마서 8, 26절입니다. <성령께서도 나약한 우리를 도와주십니다. 우리는 올바른 방식으로 기도할 줄 모르지만, 성령께서 몸소 말로 다 할 수 없이 탄식하시며 우리를 대신하여 간구해 주십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기도하는 법을 잘 모른다는 이 사실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만일 우리 스스로 기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하느님과 우리 관계 사이에 심각한 위선에 빠질 위험에 놓이게 됩니다.

 

이런 점에서 토마스 머튼은 <마음의 기도>에서 이렇게 당부하고 있습니다. <먼저 자기가 초보자라는데 완전히 만족하고 그리고 자기는 별로 아는 것이 없고 혹은 아무것도 모르는 자이며, 벌거숭이 상태에서 배우고자 하는 절실한 욕구를 가지고 있는 자라는 것을 실제로 체험하지 않고서는 기도와 묵상생활의 참 난관에 직면할 수 없다. 사실 처음부터 ‘안다’고 생각하는 자들은 절대로 무엇을 아는데 이르지 못할 것이다. 자기 수준 이상으로 기도하고 묵상하려 하고, ‘기도의 높은 단계’라고 믿어지는 것에 도달해 보려고 지나친 열을 내는 사람들은 진실과 사실에서 멀어져 가고 있는 것이다.... 긴 세월의 겸손과 참회가 그 구제책이 될는지! 우리는 초보자이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전 생애를 통하여 언제나 초보자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하자.>

 

오직 예수님만이 우리에게 기도하는 법을 가르칠 수 있습니다. 기도는 결코 나의 계획이나 활동이 아닙니다. 우리는 다만 인간의 내면의 성전에 내주하시고 역사하시는 성령으로부터 기도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고 성령 체험을 기록한 그리스도교적 전통적인 기도를 통해서 배울 수 있습니다. 각 수도회의 영적 전통으로부터 우리는 기도에 관해서 배울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모든 수도회는 기도의 학교입니다. 저희 수도회 회헌 37항에 보면, <창립자께서는 당신의 추종자들이 끊임없이 기도하기를 열망하셨고, 우리의 공동체들이 하느님을 깊이 체험하는 합당한 장소가 되며, 참으로 기도의 학교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셨다.>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들은 복음의 핵심은 <무슨 일이든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간절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라, 그러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라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좋으리라 봅니다. 여러분이 지금 최선을 다해야 할 부분은 어떤 것이 있겠습니까? 우리는 오늘 예수님께서 권고하신 것처럼 <저희를 통해서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도록> 최선을 다해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끝으로 헨리 나웬 신부의 다음 표현을 마음에 기억하면서 오늘을 살아갑시다. <산다는 것은 기도하는 것입니다. 기도한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봉사하는 것입니다.> 기도가 생활로 드러나지 않고 꽃과 열매를 맺지 못한다면, 우리의 기도생활을 진지하게 성찰해 봐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성령을 받아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네. 이 성령의 힘으로 우리가 하느님께 "아빠! 아버지" 하고 외치네.>(로8,15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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