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김준수 아오스딩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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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오스카 와일드의 <욕심쟁이 거인>에 나오는  <키다리 아저씨>는 자신이 가꾼 정원에 동네 아이들이 몰래 들어와 노는 것을 싫어하여 아이들을 모두 쫓아내는데 그러자 갑자기 봄은 사라지고 겨울이 계속되며 키다리 아저씨의 마음도 꽁꽁 얼어버리지요. 어느 날 한 꼬마(=예수님의 현신)로부터 봄이 시작됨을 알았고 꼬마의 정체를 알면서 이후에는 동네 아이들이 자신의 정원에 놀러 오는 것을 막지 않자 언제나 봄이 찾아왔지요. 한참 시간이 흘러 그 키다리 아저씨가 죽자 예전의 그 꼬마가 다시 찾아와 그 키다리 아저씨를 천국으로 데려가고 나중에 사람들이 찾아와서 보니 키다리 아저씨가 꽃밭에 누워 행복한 표정으로 죽어 있었다는 내용입니다.

 

하늘나라에서는 누가 가장 큰 사람일까요? 이기적이고 욕심쟁이 키다리 아저씨는 꼬마(=예수님)를 만남으로써 단지 키가 큰 사람만이 아니라 마음도 커졌기에(=회개를 통해) 천국으로 들어갔잖아요. 우리 역시도 단지 키만 큰 사람이 아니라 <너희 가운데 가장 작은 사람이야말로 가장 큰 사람이다.>(Lk9,48)는 예수님께서 말씀처럼 하느님 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이 되려면 가장 작은 자의 삶을 살아야 하는데, 이는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 거듭날 때만이 가능합니다.  

 

나이 들어가면서 우리 역시도 이기적이고 욕심쟁이 키다리 아저씨처럼 마음이 부드럽지도 못하고 따뜻하지 않고 오히려 차갑고 무뎌져 가는 마음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아마도 그 이유는 요즘 <사라짐과 살아짐>의 경계선에서 붙잡아야 하는 것과 동시에 놓아야 하는 것과 싸우고 있기에 그런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사라지는 삶이 아니라 살아짐의 삶을 살고 싶지만 마음 한 켠에 나의 이기적인 자아가 아직도 준동하고 있음을 느낍니다. 하늘나라로 들어 갈 때가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지만 마음은 오히려 낮아지고 작아지려고 하기 보다 더 크고 힘 있는 자가 되려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하늘나라에 들어가려면 예수님 말씀처럼 자신을 더 낮추고 작아져야 하는데 말입니다. 오늘 복음과 달리 마태오 복음에서는 누가 하늘나라에서 <큰 사람>인가를 말하기 전에 먼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라.>(18,3)고 가르치신 말씀에 담겨진 지향처럼 지금껏 자신이 주인처럼 걸어왔던 길과 삶의 태도가 아닌 주님을 자신의 삶의 참 주인으로 모시면서 살아가는 삶의 방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했던 높아지려는 삶에서 벗어나 내려가는 삶, 자신을 낮추는 삶, 하느님과 이웃 앞에 겸손하고 온유한 삶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이 <위로부터 태어나는 것>(Jn3,3)이며, 하느님 나라를 볼 수 있는 길이고 하느님 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이 되는 삶인 것입니다.(9,48참조) 

 

<이 어린이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9,48)는 예수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길은 단지 어린이만이 아니라 최후심판 장면에서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Mt25,40)라는 말씀에 드러난 것처럼 작은 사람은 바로 세상에서 가장 보잘 것 없고 무시당하는 이들에게 베풀고 그들을 받아들이는데 있음을 기억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이런 삶을 살아갈 때, 하느님 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은 가장 작은 사람이며, 가장 작은 사람은 바로 자신을 낮추는 사람임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결국 자신을 낮추는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작은 사람이지만, 세상에서 가장 작은 사람이 하느님 나라에서는 가장 큰 사람임을 우리는 예수님에게서 봅니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입니다.>(Mt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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