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김준수 아오스딩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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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만 해도 소화 데레사 성녀와 함께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축일도 대축일이었는데 기념일로 하락(?)되고 보니 섭섭하기도 합니다. 이는 곧 한국 교회가 더 이상 선교지역이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라 봅니다. 왜냐하면 두 분 성인성녀들은 <선교의 수호자>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지난 1999년 일본 후쿠오카에서 파스팍 모임이 있었을 때, 참석했던 형제들과 함께 가고시마를 방문하였습니다. 그 때, 그 곳을 방문한 까닭은 바로 오늘 우리가 기념하고 기억하는 성 프란치시코 하비에로 일본 선교 450주년의 해였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의 앞부분은 바로 선교지에 파견된 제자들이 예상하지 않은 엄청난 결과 곧 마귀까지 복종하는 것을 목격하고 난 뒤 되돌아와서 기뻐하며 낱낱이 보고하자, 예수님께서 <영들이 너희에게 복종하는 것을 기뻐하지 말고, 너희의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여라.>(Lk10,20)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은 오늘 우리가 기억하는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성인에게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처럼 다가옵니다. 그리고 자신의 삶에서 예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우리에게 하신 말씀이기도 합니다. 이런 배경을 밑바닥에 두고,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 예수님의 마음을 좀 더 깊이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오늘 복음(Lk10,21~24)을 묵상하면서, 예수님의 기쁨은 바로 제자들 때문이었으며, 철부지 같은 제자들을 통해 일하시는 아빠 하느님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이름으로 하는 모든 일은 아빠 하느님께서 참으로 좋아하시며 바라시는 일이며, 이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의 능력이라기보다 예수님 이름 때문이며, 아버지 하느님의 보살핌과 도와주심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제자들처럼 프란치시코 하비에르 역시도 하느님의 도구이며 연장으로 쓰임 받았음에 감사하고 아빠 하느님을 기쁘게 할 수 있었음에 감사했을 것입니다.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10,21) 제자들로 인해 이렇게 아버지께 기도하신 예수님도 지난(至難)했던 지난 순간을 떠오르면서 벅찬 기쁨과 보람을 느끼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철부지와 같은 제자들을 통해서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시작되었으니, 이로써 예수님께서 그토록 기뻐하신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수님의 파견 사명이란 곧 아빠 하느님의 뜻을 실현하는 것이며 이는 구체적으로 하느님 나라의 실현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제 철부지이며 못난 제자들을 통해서 실현되기 시작한 것을 목격하신 예수님은 아버지께 <아버지,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10,21)고 기쁨에 넘쳐 아버지께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마음은 아빠 하느님 앞에서 제자들로 말미암아 기쁨으로 충만하고 감사로 넘쳐 났기에 예수님께서 돌아서서 제자들에게 따로 이르셨다. <너희가 보는 것을 보는 눈은 행복하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예언자도 임금이 너희가 보는 것을 보려고 하였지만 보지 못하였고, 너희가 들은 것을 들으려고 하였지만 듣지 못하였다.>(10,23.24)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가셨던 그 길을 걸으면서 주님의 말씀을 전하는 그 일이 아빠 하느님께는 큰 기쁨이 되시지만, 또한 그 일을 하면서 우리는 어떤 누구도 알지 못했고 보지도 듣지도 못했던 <아버지가 누구이신지 알게 되었다.>(10,22)는 사실에서 참으로 축복받은 사람들이며 이미 참 행복을 보고 듣고 만지고 있음에 감사하면서 살아가야 합니다. 부족하고 모자란 우리들이지만 세상 앞에서 주춤거리거나 주저하지 말고 예수님을 통해 드러난 하늘나라의 신비 곧 아빠 하느님을 알았음에 기뻐하고 감사하면서 살아가도록 노력합시다. 

 

<새 집>이라는 뜻을 지닌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성인은 예수회 창립자이신 로욜라의 성 이냐시오를 만나 그의 제자가 되었으며, 예수회 창립회원 7명 가운데 한 분이셨고, 1541년 동료와 함께 인도 중서부의 고아 지방에서, 1545년엔 말레이시아의 말라카 지방에서 복음을 선포하셨습니다. 그 후 말라카에서 일본인을 만나 1549년에 그와 함께 일본에 들어가서 일본에서 선교를 하시기도 하셨습니다. 그리고 1552년 그는 중국에 복음을 전하기 위하여 중국으로 출발하였지만 상촨 섬에서 병을 얻어 46세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는 1662년 시성되었고, 1927년에 비오 11세에 의하여 <선교의 수호자>로 선포되심으로 당신 이름에 걸맞게 아시아에 <주님의 새집>을 짓는데 탁월한 족적을 남기셨습니다.

 

하비에르 성인은 복음을 전하기 위하여 자신의 전 생애를 바쳤습니다. 그래서 그를 가리켜 <동양의 사도 바오로>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는 분명 <나는 어떻게 해서든지 몇 사람이라도 구원하려고,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었습니다. 나는 복음을 위하여 이 모든 일을 합니다.>(1코9,22-23)고 고백한 사도 바오로처럼 그렇게 복음 선포에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내어놓으셨습니다. 오늘 동양의 사도 바오로이신 성 프란치시코 하비에르 사제의 축일을 기념하면서 우리 역시 우리 각자에게 맡겨진 사명을 충실히 실행할 수 있기 바랍니다. 하비에르 성인은 <나는 주님의 뜻을 따르겠다는 굳은 결심을 가지고, 나의 영혼에 하느님의 가장 거룩한 뜻이 무엇인지를 알려주십사고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이 기도가 나를 언제나 자비로이 살펴주시는 하느님을 기쁘게 해드린 모양입니다. 커다란 내적 위로와 함께, 나는 말라카로 가는 것이 주님의 뜻이라고 느끼게 되었습니다.>고 기도하셨으며, 그 마지막 말은 언제나 그랬듯 기도였습니다. <주님, 저는 당신 안에 희망을 두었습니다. 절대로 저를 좌절시키지 마옵소서. 아멘>

 

오늘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축일을 맞는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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