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김준수 아오스딩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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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이 질문에 대해 일찍부터 동서양의 위대한 인류의 선각자들, 그리고 근대에 와서 테카르트와 파스칼 등, 우리 시대엔 촘스키와 에릭 호퍼 등 수 많은 이들이 저 마다 자신의 관점에서 대답을 시도했습니다. 아마도 시간이 갈수록 학문 분야가 세분화되고 전문화되면 이에 대한 서술은 끊임없이 새로운 관점에서 제시될 것입니다. 다만 그리스도인의 인간이해는 <인간이란 하느님의 모상적 존재이다.>는 명제에서 출발합니다. 자기 안에 이미 내재된 하느님의 모상성을 인식하고 실현하는 것이 인간의 삶이고, 신앙 혹 영적생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단지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 저 너머(beyond) 어떤 그 무엇을 찾고자 하는 열망이 가득한 존재입니다. 오늘 복음(Jn1,35~42)에서 의하면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에 대해 답변하고 있습니다. 복음은 참된 그 무엇을 찾고 추구하는 인간에게 대해서 <너희가 바라는 것이 무엇이며, 너희가 누구를 찾고 있는가?>라는 의문에 대한 해답입니다. 제자들과 예수님의 첫 만남에서 이것을 잘 보여 주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 도입부에 세례자 요한은 자신의 두 제자에게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1,36)고 예수님을 소개합니다. 이는 길을 찾고, 진리를 추구하는 제자들에게 누구를 따라가야 하는 가를 존재로 가르쳐 준 것입니다. 참으로 세례자 요한은 스스로를 알고 참된 스승이었기에 기꺼이 자신의 제자들에게 길이요 진리이며 생명이신 예수님을 따르도록 빗겨 선 것입니다. 그의 초연한 빈 마음과 집착하지 않은 마음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이로써 두 제자는 스승의 가르침을 따라 예수님을 따라갔습니다. 이는 섬기던 스승을 떠나 다른  길을 걷는 행위이며 실존의 놀라운 선택인 것입니다. 어제에 연연하지 않고 오늘과 내일을 향해 새롭게 변화를 받아들인 결단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첫 제자들은 자신들 스스로가 예수님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스승의 가르침을 따라 예수님을 따라 갔던 것입니다. 그러자 자신을 뒤 따라 온 그들을 향해 돌아서서 예수님께서 <무엇을 찾느냐?>(1,38)라고 묻습니다. 이는 곧 <너희가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 것이며 동시에 그들이 찾고 있는 것에 대해 이미 답을 하신 것과 같습니다. 달리 말해서 <나는 너희가 추구하는 것을 알고 있으며 그것을 너희에게 줄 수 있다.>는 의미인 것입니다. 이로써 제자들이 예수님을 따른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부르시고 초대하신 것입니다. 사도 요한은 훗날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Jn15,16)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통해 제자들이 예수님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선택한 것이라고 언급합니다. 또한 이를 두고 <너희가 나를 만나지 않았던들 나를 찾지 않았을 것이다.>고 성 아우구스띠노는 말하였던 것입니다. 그분께서 제자들을 그리고 우리를 이미 기다리고 계셨기 때문이며 그들은 물론 우리 모두에게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갈망을 채워 주시기 위해 사람으로 오셨던 것입니다. 세례자 요한의 두 제자가 스승이신 예수님을 따른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초대한 것이며, 참된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를 추구하는 우리 모두를 초대하고 있습니다. 그분의 초대를 받고 나서야 비로소 첫 제자들은 <라삐, 어디에 묵고 계십니까?>(1,38)라고 응답합니다.
   
이 질문은 <만일 당신이 저희가 찾는 참된 것을 알고 계시다면 그것이 어디에 있습니까?>라고 묻는 것의 다른 표현입니다. 이로써 인간 실존의 정의는 <인간이란 참된 그 무엇을 추구하는 존재이나 아직 그 무엇을 찾지 못하고 있는 존재이다.>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그들의 마음의 깊이를 헤아리시고 <와서 보아라.>(1,39)라고 그들이 당신과 함께 머물도록 초대합니다. <와서 보아라.>는 이 말씀은 세대를 거쳐 참된 그 무엇을 추구하는 인간에 대한 실존적 응답이며 초대입니다. 제자들은 예수님과 함께 머물면서 자신들이 <들은 것, 눈으로 본 것, 손으로 만져 본 것>(1Jn1,1)을 통해 예수님이 참으로 자신들이 찾고자 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14,6)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바로 걸어 가야하는 길이며, 우리가 살아야 할 진리이며, 누려야 할 생명입니다. 예수님은 인간의 가장 근본적이며 궁극적인 인류의 시작과 마침 그리고 그것을 추구하는 여정에서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를 알도록 당신과 함께 머물도록 <와서 보아라.>고 초대한 것입니다. 예수님의 길과 진리 그리고 생명은 오로지 예수와 함께 살고 머물면서 깨달을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예수님께서 <너희는 나 없이는 너희가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15,5)라고 말씀하신 까닭을 알아들어야 합니다. 따라서 <와서 보시오.>라는 초대 말씀을 듣고 제자들이 그날 <함께 묵었다.>(1,39)던 것처럼 우리 역시도 <예수님과 함께 머물고, 가까이 머묾>을 통해서만이 길을 찾게 되고 진리를 만나게 되며 생명과 접하는 내적 친교와 합일이 이루어 질 때 예수님의 인격과 삶을 함께 나눌 수 있게 됩니다.(Mr3,13~14참조) 함께 머묾을 통해 자신들이 찾고 있는 그 무엇을 주님께서 채워 줄 수 있다고 확신한  제자들은 <우리는 메시아, 그리스도를 만났소.>(1,41)라고 선포하고 증언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사실 <와서 보아라.>는 표현은 佛家에서도 자주 사용하는 표현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불가에서 말하는 <와서 보아라.>는 의미는 곧, 참된 불법 공부는 <잘 듣고(聞), 들은 바를 이해하여(思), 이해한 것이 참인지를 현실에게 경험하여(修), 이해한 바를 증득하는(證)>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결국 그리스도교적 인간이란 말씀이 사람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과 파스카 여정을 동참하여 생명이시며 사랑이신 아빠 하느님께로 나아가는 여정 중에 있는 존재입니다. 그 여정을 걸으면서 인간은 진리를 얻고 진리를 통해 참 자유를 누리며, 충만한 생명을 누리며  살아가는 존재인 것입니다. 그렇게 아버지의 집을 향하여 걷다보면 언젠가 아버지 집에 도달할 것이며 그 때 우리의 탐구는 끝이 날 것이고 그곳에서 우리가 바라는 참된 그 무엇을 얻게 되고, 참된 자신을 찾게 되면서 참된 안식을 누릴 것입니다. <샘물을 찾아 올라가려면 미끄러지면서도 자꾸 올라가야 합니다.>(높은데서 사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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