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김준수 아오스딩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2020.01.22 10:13

연중 제2주간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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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한쪽 손이 오그라든 사람은 손의 한쪽만이 장애이지만, 그 하나 때문에 제대로 어디 가서든 사람 취급을 받지 못할 경우가 많았으리라 봅니다. 그래서 한 손의 장애가 낫게 되면 그는 사람들 앞에서 온전한 사람 구실을 하게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반면에 신체적인 장애는 없지만 영적인 한 가지 장애 때문에 하느님 앞에 온전한 사람으로 서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아마도 그런 사람은 바로 마음이 오그라든 사람, 마음이 완고한 사람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디에나 <마음이 오그라든>, <마음의 시선이 비뚤어진 사람>은 있기 마련입니다. 아무리 좋은 말을 들어도 시큰둥해하고, 다른 사람들의 선한 행동을 깎아내리고, 착한 행동에는 토를 다는 사람이 있기 마련입니다. 이처럼 신체적인 장애든 마음의 장애든 그 한 가지를 낫게 되면 사람 앞에서뿐만 아니라 하느님 앞에서도 온전한 사람으로 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될 수 있기 위해서 우리의 한 가지 장애가 무엇인지를 성찰하면서 주님의 자비를 청합시다.

 

오늘 복음(Mr3,1~6)에 보면, 예수님께서는 회당에 기도하러 들어가시다가 거기에 <한 쪽 손이 오그라든> 사람을 보시고 그를 고쳐주려 하십니다. 그런데 그날이 안식일이었기 때문에, 바리사이들은 실제로 예수님께서 그 사람을 고쳐 주실지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이를 감지하신 예수님께서 <한 쪽 손이 오르라든 사람>을 불러내어 회중 한 가운데 서게 하십니다.(3,3참조) 물론 지금껏 그 사람은 회중 가운데 서 있었던 것이 아니라 한 쪽 구석에 서 있었습니다. 흔히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면서 한 가운데 서 있을 때의 쑥스러운 기분을 알기에 무의식적으로 뒤쪽이나 사람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구석에 머물려 고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장애인들이 더 이상 남의 눈치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은 건강한 사회가 되었지만 아직도 미흡한 면이 없지 않습니다. 손이 오그라든 사람은 왜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불러내어 회중 한 가운데 서시게 하셨을까 라는 생각과 더불어 여러 가지 느낌들이 밀물처럼 밀려왔을 것입니다. 아마도 예수님의 의도는 바로 이 사람을 통해서 자신을 감시하고 있는 바라사이들은 물론 그렇게 오랜 동안 낡은 관습에 젖어서 죄인 아닌 죄인처럼 살아왔던 오그라든 사람에게 그리고 모든 사람에게 일어 날 일을 통해서 하느님 아버지의 뜻, 특히 안식일에 관한 하느님의 뜻을 가르칠 기회로 받아들였다는 사실입니다. 가장 위험한 일이지만, 그 만큼 신앙적으로 하느님의 뜻을 가르칠 수 있는 기회로 여겼다는 사실입니다. 예수님은 기회가 좋든 나쁘든 상관하지 않고 주어진 현실에서 늘 하느님께서 여기 우리가운데 함께 계시며, 하느님은 사람을 사랑하시어 당신 자비의 손길을 뻗으신다는 사실을 말씀과 행동으로 드러내 보이시려고 하십니다. 자비로우신 예수님께서 안식일임에도 불구하고 <한 쪽 손이 오그라든 사람>을 고쳐주셨습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해 주는 일이 바로 아버지의 뜻 곧 사람을 살리는 일이며 의로운 일이며 합당한 일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는 곧 자신이 알고 있으며 믿고 있는 그리고 살고자 하는 삶은 바로 하느님의 모상이며 자녀인 사람이 사람답게 살도록 하는 일이 바로 아빠 하느님께서 자신에게 맡기신 일이고, 자신의 사람을 살리는 일을 통해서 아버지의 영광이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손이 오그라든 사람을 낫게 해주는 일이 사람이 해야 할 꼭 알맞은 일이며, 좋은 일이기 때문이겠지요, 결국 사람을 살리는 일이 옳은 일이란 것은 결국 그 일이 하늘의 뜻이며, 하늘은 뜻이란 사람을 살리는 데 있고 그 일을 하느님께서 자신에게 맡기신 일이기 예수님은 단지 천명에 순응한 것뿐입니다.

 

눈이 곧 마음의 창이라고 하는데, 바리사이들은 참으로 비딱한 눈으로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결국 눈이 문제가 아니라 그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그들의 오그라든 마음, 비뚤어진 마음의 상태가 보는 눈을 통해 드러났다고 봅니다. 콩깍지가 낀 상태에서 이를 바라보는 그들에게 <안식일에 좋은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남을 헤치는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목숨을 구하는 것이 합당하냐? 죽이는 것이 합당하냐?>(3,4)라고 물었음에도 그들이 입을 열지 않았던 까닭은 그 질문에 변명할 여지가 없이 참되고 옳은 말씀이기 때문에 입을 다물어 버린 것이며, 이는 참으로 비굴한 태도입니다. 그러기에 예수님께서는 노기 띤 눈빛으로 그들을 둘러보시며, 그들의 마음이 완고한 것을 몹시 슬퍼하시고 탄식하시며 손이 오그라든 사람에게 <손을 뻗어라, 손을 펴라.>(3,5)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께서 바리사이들의 완고한 마음을 보시고 한 편은 몹시 슬퍼하시면서, 다른 한편 그들에게 화를 드러내셨습니다. 사실 저는 성깔이 있는 남자입니다. 저희 형제들과 차이가 있다면 저는 어떤 면에서 형제들 보다 건강한 까닭은 화를 적절히 표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화, 제대로 내기>의 저자 버트 게찌는 화를 (* 잘 아시는 것처럼 느낌은 윤리성이 없으며, 느낌은 내적 상태의 표현이며, 때론 흔히 우리가 말하는 이런 부정적인 느낌은 불편하지만 필요한 것이고 그래서 적절하게 표현하는 것이 건강한 것입니다.) 진정시키는 3단계를 이렇게 말합니다. <첫째, 억누르지 마라.(=참지 말라.), 둘째, 올바르게 표현하라, 셋째, 빨리 안정시켜라.(해질 때까지 화를 풀지 않으면 안 된다)> 물론 예수님께서 노기를, 화를 띠셨지만 적절하게 표현하셨으며, 오히려 그런 마음에서 손이 오그라든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손을 뻗어라, 예전 성경에는 손을 펴라.>고 말씀하십니다. 손을 펴는 것은 자신에게 향한 개인적인 행동이라면, 손을 뻗는다는 것은 타인과 세상을 향한 공개적인 행동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아무튼 이 말씀은 단지 그 사람에게만 하신 말씀이라기보다는 마음이 완고하고 오그라든 우리 모두에게 <마음을 펴라.> <마음을 열어라.>는 의미로 다가 옵니다. 주님의 이 자비롭고 인자한 명령을 듣고 세상과 타인을 향해 손을 뻗고 마음을 활짝 열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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