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김준수 아오스딩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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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폐막 56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변화하는 세상에 대해 처음으로 교회의 문을 열고, <세상 안에서 교회 스스로 자신의 존재 이유와 본질 그리고 세상에 대한 사명>을 천명한 획기적인 사건이었습니다. 특별히 4 헌장 중에서, 사목 헌장을 통해서 교회는 세상의 특징을 <변화>라고 진단했습니다. 그 변화가 유례類例없이 자뭇 신속하고 심각하고 보편적이며 지속적이라는 점입니다. 이미 56년이 지났지만 교회가 진단한 것처럼 우리는 코로나 펜데믹 시기를 겪으면서 신속하고 심각한 세상의 변화를 직면하고 있고 도전받고 있습니다. 지금 전 세계는 커다란 변화의 물결에 휩싸여 있습니다. 사회 전통도 기존의 규범도, 사람들의 기존 가치관과 종교관도 급격히 변하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회칙 <찬미받으소서>에서, <변화는 바람직한 것이지만 세상과 많은 인간들의 삶의 질을 악화시킨다면 근심거리가 됩니다.>(18항)고 밝히고 있습니다. 

교회도 특별히 저희 수도회도 변화하는 세상에 적응하기 위해 지금까지 줄곧 <구조조정>을 해오면서 창립 300주년 희년을 맞이했습니다. 이처럼 저희 수도회도 지난 15년 넘게 지속적으로 <구조조정>에 대해 대화하고 식별하는 과정을 통해 변화에 적응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변화는 도전이고 위기입니다. 그러기에 미래는 우리 모두에게 두 가지 얼굴을 가지고 다가옵니다. 하나는 기회로 다른 하나는 위기의 시간으로 말입니다. 새롭게 변화하는 미래를 준비하며 미리미리 대비한 사람들이나 공동체와 교회의 미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사람들이나 공동체와 교회의 미래는 시련의 시간이 될 것입니다. 

오늘 복음 말씀은 다가올 미래를 대비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들어야 할 중요한 메시지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미래가 다가오고 있음을 무화과나무를 보고 깨달으라고 하십니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합니다. 하지만 팔레스티나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팔레스티나 지방에서는 무화과나무가 계절이 바뀌는 모습을 보여주는 대표적 식물이라고 합니다. 그런 이유로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무화과나무를 보고 그 비유를 깨달아라. 어느덧 가지가 부드러워지고 잎이 돋으면 여름이 가까이 온 줄 알게 된다.>(마르13, 28)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무화과나무를 보고 시간의 흐름을 깨닫는 것처럼 미래가 다가오고 있음을 깨닫고 더 나아가 마지막 날이 오고 있음을 깨달으라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이 복음 말씀을 듣고 있는 우리는 어떻습니까? 많은 사람들은 마치 오늘이 전부인 양 , <마지막 그날>은 오지 않으리라 생각하면서 오늘에만 집착하며 살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미래를 잊어버리고 사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하나는 현재에 쫓기며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루하루 사는 것이 너무 바빠 미래를 생각할 여유가 없습니다. <바쁘다 바뻐. 바뻐도 너무 바뻐!> 또 하나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때문에, 미래에 대해 제쳐두고 망각한 채 살아갑니다. 오늘도 견디기 어려운데 내일은 더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하면, 내일이 분명 두려울 것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절망과 좌절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입니다. 우리는 현재를 충실히 살아갈 때 좋은 미래가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좋은 미래가 나를 향해 지금도 힘차게 달려온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오늘 내가 현재를 피할 수 없듯이 미래를 또한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은 내 인생의 소중한 현재이고 내일의 미래입니다. 우리는 오늘 현재와 미래를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맞아들여야 합니다. 

과연 세상의 마지막 날이 있다면 그날은 언제 오는 것일까요? 이때를 알아내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했지만, 그 누구도 알아내지 못하였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그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 하늘의 천사들도 모르고 아들도 모르고 아버지만 아신다.>(13,32)라고 했지만, 아직도 일부 사람들은 그때를 알아내려고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성경의 말씀을 믿지 못해서일까요? 오늘 예수님께서는 무화과나무의 변화를 통하여 그 비유를 깨닫고, 미래를 맞을 준비를 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 준비하라는 말씀에 특이한 것은 없습니다. 다만 일상 안에서 늘 깨어 하느님께서 마련한 미래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힘으로 우리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음을 알고 있지만,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미래를 위한 투기 열풍 이 2030세대를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그들은 주식이며 암호 화폐 구입에 자금을 투자하고, 아파트를 사기 위해 은행 대출을 받으려고 목을 매고 있습니다. 물론 미래가 불확실하기 때문이겠지만, 사실 어떤 노력으로도 자기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습니다. 물론 이런 일을 잘하는 사람을 세상은, 그들을 일컬어 슬기로운 사람, 성공한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신앙은 하느님의 미래를 살자는 운동입니다. 하느님이 주시는 미래만이 참다운 우리의 미래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당신의 힘으로 당신의 미래를 보장하려 하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은 죽음 앞에서도 <제가 원하는 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대로 하소서.>(마르14,36) 라고 기도하면서, 하느님이 원하시는 미래가 당신 안에 이루어질 것을 빌었습니다. 이처럼 그리스도 신앙은 인간의 참다운 미래는 하느님 안에 있다고 말합니다. 
 
신앙은 하느님의 축복을 받아 우리가 만드는 우리의 미래를 안전하게 보장하는 길이 아닙니다. 그리스도 신앙은 우리의 미래를 우리의 힘으로 보장하겠다는 환상을 버리고, 하느님이 주시는 하느님의 미래를 찾아 나서라고 말합니다. 하느님께서 마련하신 미래는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일상에서, 삶의 자리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많은 사람이 그냥 지나쳐 버리는 현실, 일상의 그 시간 속에 하느님은 당신의 때를 준비해 놓으신 것입니다. 하느님은 우리 모두에게 일상의 반복된 삶 안에서 미래를 ‘지켜보라’고 하십니다. 당신이 만들어 놓으신 모든 것을 ‘바라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당신을 ‘찾아내라’고 강조하십니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는 오늘 마지막 때가 언제인지 계산하지 않고 그만큼의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도록 오늘 다니엘 예언자의 <그때에 네 백성은 구원을 받으리라>(12,1)는 희망의 선포를 마음에 새기며 하느님께서 마련하실 미래를 우리네 삶에서 ‘지켜보고-바라보면서-찾도록’ 살아갑시다. 세상의 표징을 찾아내서 이웃의 삶에 동참하고 하느님의 일에도 동참하도록 합시다. 그러면 하느님이 정해 놓으신 때도 알아가게 될 것입니다. <주님, 저를 지켜 주소서. 당신께 피신하나이다.>(화답송 후렴;시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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