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김준수 아오스딩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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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예수성심대축일입니다. 예수 성심 대축일은 예수님의 거룩한 마음을 공경하며 그 마음을 본받고자 하는 날입니다. 또한 오늘은 ‘사제 성화의 날’이기도 합니다. 교회와 백성들을 위해서 하느님께 자신을 봉헌한 사제들이 예수님의 마음을 닮도록 기도해주시겠습니까? 성심성월을 통해 이미 우리는 예수님의 성심은 곧 아버지의 마음이며, 아버지의 마음은 곧 사랑이며 자비임을 체험했습니다. 하느님의 자비는 영원하며, 이 자비가 바로 예수님의 강생과 공생활의 말씀과 행적 그리고 파스카 신비 안에 온전히 드러나셨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예전 사제 성화의 날을 지내면서, “목동은 양의 냄새가 나야 하고, 아울러 사제는 그리스도의 향기가 나야 합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아흔아홉 마리의 양을 두고 길 잃어버린 양 한 마리를 찾아 나서시는 목자의 모습에서 사제가 본받아야 할 예수님의 성심의 핵심은 바로 자비이며, 이 자비는 목자를 잃어버린 양을 가엾이 여기는 마음입니다. 이미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존재 이유와 할 일이란 바로 “건강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루5,31.32)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 예수님이시기에 세상적인 논리나 계산 방식으론 이해할 수 없는, 곧 아흔아홉 마리 양을 남겨두고 길 잃은 양 한 마리를 찾아 나셨고, 그 양을 찾고서는 “나와 함께 기뻐해 주십시오. 잃었던 내 양을 찾았습니다.”(15,7)라고 외치시는 그분의 마음이 바로 거룩한 성심입니다. 자신의 돌봄과 보살핌이 더 필요한 이를 먼저 향하는 그 마음이 바로 사람을 가엾이 여기시는 자비이신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의 마음입니다. 그 마음에는 오직 “하늘에서는, 회개가 필요가 없는 의인 아흔아홉보다 회개하는 죄인 한 사람 때문에 더 기뻐할 것이다.”(15,7)라는 말씀에서 아빠의 마음이나 예수님의 마음이 전혀 다르지 않으신 사랑이며 자비심임을 알 수 있습니다. 사람을 가엾이 여기시는 예수님의 성심을 닮기 위해서 사제도 늘 양들 가운데, 특히 사제의 관심과 사랑이 우선으로 가난한 이들, 병든 이들, 소외된 이들에게 향하고 그들과 함께할 때 양의 냄새가 진하게 풍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사제에게서 양들은 예수님의 냄새를 맡고 주님께 다시 돌아올 것이기에 교황님께서 그렇게 절절히 표현하셨다고 생각합니다. 
 
사제로 살아오면서 깨달은 바는 결국 믿음과 희망과 사랑이 사제직의 모든 것이며,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사제의 삶은 사랑이라고 확신합니다. 무엇인가 세상에 흔적, 곧 업적이나 치적을 남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제가 자신의 사제직을 평가할 때 남는 것은 ‘사랑의 존재였고 사랑하며 살았는가?’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물론 늘 고백하지만 저는 아직도 사랑의 사람이 되지도 못했고, 그런 사랑의 삶을 온전히 실천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주님만이 제가 사랑하려고 노력하고 있음을 아시리라 봅니다.’ 그러기에 저의 사제직을 평가하고 그 결과에 대해 책임을 묻는 분은 오직 예수님뿐이십니다. 사제로서의 제 삶이 행복할 수 있었고 행복하게 해주는 분도 결국은 예수님뿐이십니다. 제가 얼마나 지혜롭지 못하고 슬기롭지 못한 사제였음을 제 나이 일흔 넘어서 알게 되었으니 늦어도 한참 많이 늦었죠! 그렇지 않나요? 세상의 사람들이 저와 모든 사제들을 통해 보고 싶고 느끼고 싶은 게 별것 있나요. 예수님의 이 성심을 닮은 사제이기를 바라는 것, 그밖에 다른 것이 있을까요. 

단지 예수 성심을 사제만이 닮아야 하는 것은 아니며 모든 그리스도인은 예수님의 마음을 닮아야 합니다. 그래서 사도 바오로는 이렇게 말합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 예수께서 지니셨던 마음을 여러분의 마음으로 간직하십시오.”(필2,5) 우리 모두 예수님의 마음을 간직하게 되면 예수님이 된다고 믿습니다. 우리 모두 예수 성심을 닮고 살아갈 수 있도록, 오늘 독서 로마서를 통해 사도 바오로는 “우리가 받은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어졌습니다.”(5,5)고 선포하며 가르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마음에 하느님의 사랑이 부어졌기에 이제 우리는 예수 성심을 닮아 이웃을 가엾이 여기는 사랑의 사람, 자비로운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성심을 가진 우리는 예수님의 마음의 눈으로 세상과 이웃들을 바라보게 되고, 예수님의 손길로 이웃을 쓰다듬고, 예수님의 마음으로 상처받고 살아가는 이웃과 형제들을 품어줄 수 있으리라 봅니다. 

오늘 저는, 저의 손길과 눈길이 필요한 노인병원의 어르신들에게 작은 사랑을 나누면서 예수 성심 대축일이며, 사제 성화의 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아니라 단 한 사람일지라도 저로 인해 지금 살아 있다는 사실과 자신의 고통스러운 순간, 더 나아가서 임종 순간에 누군가가 자신 곁에 함께 해주었음을 기억하고 감사하면서 행복한 죽음을 맞게 되길 바랄 뿐입니다. 마더 데레사 성녀는 “당신이 어떤 사람을 만난다면, 그 사람이 당신을 만난 다음에는 반드시 더 행복해지도록 하십시오!”라고 하셨는데, 이것이 저의 바람입니다. 이런 마음으로 오늘 축일을 지내며, 이 하루를 주님께 봉헌합니다. 여러분의 기도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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