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사색

천수(天壽)

by 후박나무 posted Sep 28,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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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명절휴가가 끝나다. 일상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걸리겠다. 지금보다 젊고 몸이 성했을 때는 명절연휴에 보통 지리산이나 설악산을 찾았었다. 말하자면 갈릴리 호수 저 건너편 한적한 곳으로 건너갔다. 왜 그랬었을까? 새삼 궁금해지다. 일상생활에서 만나야 하는 사람의 수에도 다소 부담을 느끼는데, 명절 같은 시즌에는 배 이상을 만나야 하니 살짝 피신한 것일 듯. 그때는 그럴 때 이었겠다.

 

어제에 이어 코헬렛은 말한다. “하늘 아래 모든 것에는 시기가 있고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고. 19에 사람은 죽는다는 것을 깨닫고 후폭풍으로 닥쳐온 깊은 허무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덤으로 살기까지는 4년이란 시간이 걸렸었다. 그 당시의 깨달음은 명징하였다 할 수 있으나, 이제 인생의 가을과 겨울을 실제로 맞아 느끼는 정서와는 사뭇 다를 수밖에 없다. 매미는 가을을 모른다!

 

生老病死를 깨닫고 輪迴에서 벗어나고자 출가했던 석가모니도 처음 연기(緣起)를 깨달았을 때와 인생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두루 섭렵(涉獵)하고 入寂할 때의 정서가 달랐을 법 하다.

 

天壽를 다한다 함이 꼭 인생의 4계를 두루 섭렵하는 것이어야 할까? 부르심을 받은 바, 맡겨진 미션을 이룰 때도 천수를 다 할때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