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사색

야훼의 종

by 후박나무 posted Oct 05,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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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금니 2개를 임플란트 하느라 거의 일 년이 걸린 치과치료가 일단 마무리 되나 했더니, 다른 이가 말썽이다. 좀 암담한 마음으로 어제 치과에 가다. 불행 중 다행으로 비교적 간단히 씌워 처치할 수 있다고 한다. 내려가는 길이 이래서 어려운가 보다.

 

긴 팔을 입어야 할 정도로 새벽공기가 차지면서 아침 산책을 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 한동안 밤, 도토리를 줍느라 북적이더니 그 시절도 끝나가나 보다. 빗방울이 나뭇잎에 떨어지는 소리도 참 여러 가지다. 에스키모인 들이 눈의 종류를 열 개 이상으로 분류할 수 있듯이, 숲에 내리는 빗소리도 그에 못지않게 다양할 게다. 청솔모 한 마리가 우이령을 오르는 나를 빤히 쳐다본다. 다람쥐 눈은 순하고 착한 모습인데 이 녀석 청솔모는 좀 뻔뻔하다 싶을 정도로 대담하다. 그러잖아도 호젓한 산길에 가을비까지 내려, 예전에 들었던 Einsamkeit 와 Zweisamkeit를 생각하며 걷다.

 

군대에서는 동료들과의 일체성을 기르기 위해 단체기합이란 것이 있다. 한 사람이 잘못했어도 모두가 벌을 받는 식이다. 소돔과 고모라 란 성읍에는 죄 없는 사람 열 명이 없어서 멸망하였다. 룻의 가족들은 살기위해서 소돔에서 탈출해야 했다. 하느님은 코라진, 벳사이다, 티로와 시돈을 심판할 것이다. 이 성읍들이 심판을 면하기 위해선 최소한 의인 열 명이 있어야 한다. 혹은 이사야 52:13~53:12 의 ‘고난 받는 야훼의 종’ 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