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사색

모든 성인(聖人)의 날

by 후박나무 posted Nov 01, 201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모든 성인(聖人)의 날이다.

 

호세아 6:1 "어서 야훼께로 돌아가자! 그분은 우리를 잡아 찢으시지만 아물게 해주시고, 우리를 치시지만 싸매주신다.

2 이틀이 멀다 하고 다시 살려주시며 사흘이 멀다 하고 다시 일으켜주시리니, 우리 다 그분 앞에서 복되게 살리라.

3 그러니 그리운 야훼님 찾아나서자. 그의 정의가 환히 빛나 오리라. 어김없이 동터 오는 새벽처럼 그는 오시고 단비가 내리듯 봄비가 촉촉이 뿌리듯 그렇게 오시리라."

4 그러나 에브라임아, 너를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 유다야, 너를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 너희 사랑은 아침 안개 같구나. 덧없이 사라지는 이슬 같구나.

 

야훼 하느님은 호세아를 통해 너무도 쉽게 아침 안개처럼 사라져 버리는 우리의 ‘한결같은 마음’을 한탄하신다. 손바닥 뒤집듯 쉽게 안개처럼 흩어져 사라져버리는 우리의 마음을 다시금 추스릴 수 있게하는 것은 하느님 체험이다. 사람마다 그 강도는 다르겠지만, 이 원초체험을 지금 여기서 재 체험케 하는 손가락들이 있다. 나로서는 산상설교가 그렇고 오늘 미사에서 화답송으로 쓰인 시편 23편이 그러하다.

 

주님의 산으로 오를 이 누구인고

거룩한 그곳에 서 있을 이 누구인고

그 손은 깨끗하고 마음 정한 이, 헛군데에 정신을 아니 쓰는 이로다 이웃에게 거짓으로 맹서 않는 이로다

 

Leonard Cohen 이 “Anthem”에서 노래하듯,

우리들의 삶은 살아갈수록 교과서에서 말하듯 완전해지는게 아니라

어떻게 해 볼수 없는 인간적인 한계와 불완전성으로 인해 금이 더 많이 가게된다. 그러나 우리네 삶이 이렇게 금이 가지 않는다면 빛도 스며들지 못하리라. 바라지는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생긴 금을 통해 스며드는 빛은 그림자를 만들지 않아, 자신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용서를 가르친다. 이때 비로서 주의 기도도 의미를 갖게 되리라.

 

모든 성인의 날,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했다“ 식의 망상에서 벗어나, 신앙생활의 목적이 마음에 티끌하나 없는 상태가 되는 것이 아니라, 레너드 코헨의 노랫말처럼, 자신의 삶에 수없이 많은 금이 있음을 받아들이고 그 금을 통해 빛이 들어옴도 깨달아 불화하던 세상과 이웃과 또 자신과 화해하는 것이다. 주의 기도처럼 먼저 나자신을 수용하고 용서한 사람만이 나에게 잘못한 이를 용서한다. 이것이 성인(聖人)의 성소(聖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