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사색

회한(悔恨)

by 후박나무 posted Dec 23, 201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또 한 해가 저물어 감을 속절없이 바라보면서 “야훼의 종의 둘째 노래”(49:1~4)를 부른 이사야의 심사를 알 것 같다. 이사야도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며 한 자락의 회한(悔恨)을 피할 수는 없었나보다. 그렇게 보니 롱펠로우의 시는 이사야의 심기(心氣)에 대한 주석이자 위로다.

 

야훼의 종의 둘째 노래

1 바닷가에 사는 주민들아, 내 말을 들어라. 먼 곳에 사는 부족들아, 정신 차려 들어라. 야훼께서 태중에 있는 나를 이미 부르셨고 내가 어머니의 뱃속에 있을 때에 이미 이름을 지어주셨다.

2 내 입을 칼처럼 날 세우셨고 당신의 손 그늘에 나를 숨겨주셨다. 날카로운 화살처럼 나를 벼리시어 당신의 화살 통에 꽂아두시고

3 나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나의 종, 너에게서 나의 영광이 빛나리라."

4 그러나 나는 생각하였다. "나는 헛수고만 하였다. 공연히 힘만 빼었다." 그런데도 야훼만은 나를 바로 알아주시고 나의 하느님만은 나의 품삯을 셈해 주신다.

 

- 화살과 노래 / 롱펠로우

 

하늘을 향해 나는 화살을 쏘았네

화살은 땅에 떨어졌으나 간 곳을 몰랐네

너무도 빨리 날아가 버려

눈으로도 그 화살을 따를 수 없었지

 

하늘을 향해 나는 노래를 불렀네

노래는 땅에 떨어졌으나 간 곳을 몰랐네

눈이 제 아무리 예리하고 빠르다한들

날아가는 노래를 누가 볼 수 있으랴

 

오랜 세월이 흐른 후 한 느티나무에

부러지지 않고 박혀있는 화살을 나는 보았네

그리고 노래도 처음부터 끝까지

한 친구의 가슴 속에 살아있는 것을 나는 알았네

 

 

- The Arrow and the Song / H. W. Longfellow

 

I shot an arrow into the air;

It fell to earth, I knew not where;

For, so swiftly it flew, the sight

Could not follow it in its flight.

 

I breathed a song into the air;

It fell to earth, I knew not where;

For, who has sight so keen and strong

That it can follow the flight of song?

 

Long, long afterward, in an oak

I found the arrow, still unbroken;

And the song, from beginning to end,

I found again in the heart of a friend.

 

내년 이즈음의 심사(心思)도 그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