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사색

토착화

by 후박나무 posted Dec 2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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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유목민이던 유대인들이 가나안땅에 정착하여 살게 되면서 그들이 섬기던 야훼 하느님의 모습도 속성도 상당한 변화를 겪게 된다. 산악의 신이던 야훼의 모습에 땅의 소출을 많게 하는 풍산신 바알의 속성이 덧씌워지는 게 그 첫 번째 예다. 삶이 변해가니 그에 따라 그들의 삶을 주관하는 야훼 신에 대한 생각도 달라지기 마련이고 또 달라져야만 한다.

 

유목민 시절엔 사제들이 계약궤를 메고 이리저리 백성들을 따라 이동했으나, 이제 정착하여 살다보니 계약궤도 더 이상 이동할 필요가 없어 한곳에 머물 수 있는 성전이 필요케 된다. 전에는 하느님 야훼가 백성들과 함께 이동하였으나, 계약궤가 성전에 안치됨에 따라, 이젠 하느님을 뵈오려면 백성들이 성전으로 와야 했다.

 

이러한 신앙의 토착화는 나라 전체적인 차원에서 전개되듯이 한 개인의 삶의 여정에서도 필요하다. 나이가 들어가며 체험이 늘어나고 생활양식도 사고방식도 변해가면서, 이를 수용하며 포괄할 수 있게 신앙도 달라져야 하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역사에서 보듯 이 과정은 전통적인 야훼신앙에 대한 충성이냐 배신이냐의 논쟁을 비롯하여 뭇 예언자들의 활동무대가 된다. 그렇듯 한 개인 신앙의 토착화도 쉬운 과정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