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사색

Ego

by 후박나무 posted Feb 26,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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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 복음을 셋으로 나눌 때 1부는 예수의 초창기 소명과 병자를 고치고 가르치던 갈릴레아에서의 활약상을 소개하며, 사람들의 부응이 커질수록 기존의 종교 세력과 기득권 세력과의 충돌이 격화됨을 알린다.

 

유명한 제자교육 부분은 셋 중 가운데 토막으로 벳사이다의 소경에서 시작하여 예리고의 소경이야기로 끝난다. 제자들이 가졌던 환상 중에서 가장 뿌리 깊었던 것은 ‘화려한 메시아상’ 이었다. 이를 깨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가는 여정중 맞닥뜨리게 되는 일을 통해 예수는 메시아지만 가혹한 수난을 겪을 것이라고 3번의 수난예고를 하며 그들의 눈을 뜨게 하려 한다. 오늘 복음은 그 2번째 수난예고후 일어났던 일을 기회로 그들의 기존가치관에 도전한다. 사실 수도회든 사회든 여느 단체에서든 수많은 분란의 씨앗은 바로 Ego에 있다. 서로 자기가 더 잘났다는 것이다. 이 Ego 가 작아질 수 있다면, 아니 자신이 독립적으로 홀로 있다는 망상이 깨져 Ego가 사라져버리고 전체속의 일원이며, 자신이 전체라는 전망을 유지할 수 있다면 하느님 나라의 도래도 멀지 않으리라.

 

마르코 복음의 3부는 수난사화이다. 예수와 같은 사람이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고 활동할 때 기존 사회에서 도달하게 되는 필연적인 결론이다. 그런데 이야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고 빈 무덤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아시다시피 마르코 복음의 마무리는 부활이야기 가 아니라 16:8 의 빈 무덤 이야기다. 최초의 사도로 불릴만한 여인들 막달라 마리아와 야고보의 어머니 마리아와 살로메는 흰옷을 입은 젊은이로부터 미션을 받고 파견된다. “자, 가서 제자들과 베드로에게 예수께서는 전에 말씀하신 대로 그들보다 먼저 갈릴레이로 가실 것이니 거기서 그분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전하라” 빈 무덤의 허망함을 뼛속깊이 느꼈던 이들이 살 이유와 힘을 갖게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