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사색

교두보- 막벨라 동굴

by 후박나무 posted Jun 26,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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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창세기의 독서는 유대인들의 입장에서는 대대로 기억하고 기념할만한 축복이겠지만, 그 땅에 대대로 살아오던 히타이트나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는 청천벽력(靑天霹靂)과 같은 소리다. 사실 아브람은 야훼 하느님으로부터 이런 약속을 받았으나 유대인답게 현실감각이 뛰어났으므로 손 털고 앉아 하느님의 약속이 실현되는 것을 기다리기만 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는 하느님의 약속이 실현될 수 있게 자신이 할 바를 다했다. 아브라함은 이냐시오 성인처럼 “기도할 때는 마치 하느님밖에 없는 듯이 하고, 현실에서 일할 때는 하느님 없는 듯이” 했던 것이다.

 

아브라함은 아내 사라가 백이십칠 년을 살고 가나안땅 헤브론에서 죽었을 때 히타이트 사람 에프론의 밭 끄트머리에 있는 막벨라 동굴을 산다. 에프론이나 다른 히타이트 사람들이 돈을 받지 않고 거저 쓰라고 하였으나 아브라함은 굳이 아내 사라의 묘지로 쓸 막벨라 동굴을 여러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값을 후하게 치루고 사들인 것이다. 이것은 참 역사적인 장면이다. 이로써 아브라함은 하느님의 약속을 현실화 시킬 발판, 교두보를 처음 공식적으로 확보한 것이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야훼 하느님이 이 땅을 자신들에게 주셨다고 주장하는 유대인들에게 “언제부터 하느님이 부동산 중개업자” 였느냐며 야유를 하지만 유대인들의 영악함은 눈여겨 볼만하다. 아브라함을 통해 신앙인이란 약속을 믿고 앉아 기다리기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저마다 할 바를 하는 사람인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