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사색

가시나무새

by 후박나무 posted Jul 28,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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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전설이 있다. 지상의 어떤 피조물보다 더 아름답게 일생에 단 한번 노래한다는 새, 가시나무새에 관한 전설이다. 이 새는 둥지를 떠나는 순간부터 쉬지 않고 가시나무를 찾는다고 한다. 그러다가 마침내 적당한 가시나무를 찾으면 거친 가지사이를 돌아다니며 가장 길고 날카로운 가시에 자신의 몸을 꿰뚫는다. 새는 죽어가며 고통의 질곡을 너머서 종달새와 나이팅게일처럼 노래한다. 이 특별한 노래는 그 존재전체와 바꾼 것이다. 온 세상이 숨을 죽여 그 노래를 듣는 가운데 하느님도 당신 계신 곳에서 미소 짓는다. 가장 훌륭한 것은 오로지 깊은 질곡의 고통을 치르고서야 얻을 수 있기에…….전설은 그렇게 말한다.

 

Colleen Mccullough 가 동명의 소설을 썼다. 로마에 있을 때 콜린 맥콜로의 소설 “그라스 크라운‘ ’로마의 일인자‘ 등 4부작을 읽어 익숙한 작가인데, A Thornbirds(가시나무새) 란 소설은 귀국해서 접하게 되었다. 드라마의 마지막 장면은 한 인간의 임종이 어떻게 가시나무새의 노래가 되는지를 뭉클하게 보여준다.

 

우리 가요의 가시나무새는 전설의 가시나무새와는 사뭇 다르다.

시인과 촌장의 가시나무새는 “내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내속엔 헛된 바램들로 당신의 편할 곳 없네. 내속엔 내가 어쩔 수 없는 것들 당신의 쉴 자릴 뺏고, 내속엔 내가 이길 수 없는 슬픔 무성한 가시관 같네 바람만 불면 그 메마른 가지 서로 부대끼며 울어대고 쉴곳을 찾아 지쳐 날아온 어린 새들도 가시에 찔려 날아가고 바람만 불면 외롭고 또 괴로워 슬픈 노래를 부르던 날이 많았는데, 내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서 당신의 쉴 곳 없네”

 

수기안인(修己安人) 이라 했으니 게라사의 광인처럼 군대가 진주해 있어 빈자리가 없어 쉬지 못하는 사람들이 쉬어갈 수 있는 사람이 10명이라도 있다면 그 사회는 존속할 수 있다고…….소돔과 고모라의 인구는 얼마나 되었을까? 아무리 많아도 2~3만을 넘지는 못했을 것 같다. 그 비율로 10명은 인구 1200 만의 서울에는 몇 명이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