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사색

동시성

by 후박나무 posted Sep 05, 2019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올해는 절기가 빨라 아직 햅쌀도 나지 않고 과일도 제 맛이 안 들었는데 추석이 코앞에 다가왔다. 때맞추어 태풍까지 다가오니 가뜩이나 심란한 사람들의 마음을 산란하게도 한다.

 

동시성이란 무엇보다도 먼저 어떤 계기에 한 개인의 정신적인 상태와 외부적인 사건 사이에 일치가 발생하는 것을 의미하니, 요즈음사람들의 마음과 때맞추어 불어오는 태풍이 좋은 예가 된다.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 이란 소설이 있다. 오늘은 일을 나가지 말고 곁에 있어 달라는 병든 아내의 애절한 청을 들어주지 못하고 일을 나온 인력거꾼 김 첨지는 아침부터 손님이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자 좋으면서도 한편 불안해한다. 결국 늦게 돌아온 김 첨지는 젖이 안 나와 울다가 지친 아기와 이미 유명을 달리한 아내를 만난다.

 

고기를 많이 잡게 된 베드로도 김 첨지와 같이 뭔가 좋으면서도 한편 석연찮은, 켕기는 느낌이 있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