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

by 후박나무 posted Sep 0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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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부신 날이다. 곧이어 10호 태풍 하이선이 온다고 하지만 지금 여기 화창한 날씨를 즐기자. 게다가 오늘 더욱 기쁜 것은 그동안 안보이던 강아지를 만났기 때문이다. 비가 많이 오고 바람도 세게 부는 날씨가 여러 날 계속되었는데, 강아지 녀석이 어디로 숨었는지 통 보이지를 않아 혹여 유기견 센터에 잡혀갔나했다.

 

굶주려 있을 녀석을 만나면 주려고 허탕을 치면서도 사료와 통조림, 밥그릇 등을 작은 배낭에 넣고 다닌 보람이 있어 오늘 진수성찬을 먹이다. 밥을 다 먹고는 집으로 가는 나를 따라 우이령 정보 센터까지 내려오더니 더 이상은 따라오지 않았다. 강아지에게는 거기가 경계인가 보다. 이제 강아지에게 밥을 먹이기 위해서라도 우이령에 매일 아침 가야한다.

 

강아지는 하얀 진돗개인데 중개 정도의 크기에 비루 말랐다. 유기견으로 사람의 눈치만 보고 살아서 그런가 자신감이 없고 얼굴도 기가 죽은 듯하다. 나를 만나도 반가워서 짖던가 그런 자기표현을 못하고 안으로 숙어드는 앓는 소리를 낸다. 강아지는 아직 자기얼굴에 책임을 져야 할 나이는 아니다. 사람과 관계를 가지며 신뢰를 배운다면 목소리도 얼굴도 달라질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