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서울 성모병원 기업건강 증진센터에 다녀오다. 복부 초음파검사를 위해 전날 자정부터 당일 오후 1시까지 금식을 하고 검진을 받았다. 물도 못 마시고 약도 복용치 못해 어지러운데다 의사의 선고를 기다려야하는 피의자 신분이니 처지가 고단했다.
융의 ‘동시성의 원리’ 가 떠오를 정도로 어제,오늘 복음이 설정하는 환경에 현실에서 일어나는 사건이 겹친다. ‘간암 검진’ 을 받고 결과를 기다리는 사람의 심정은 선고를 초조히 기다리는 피의자의 심정과 그리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거기다 때마침 받은 황석영의 자전 제목이 암시하는 바도 같다.
‘수인’ - 시간의 감옥, 언어의 감옥, 냉전의 박물관과도 같은 분단된 한반도라는 감옥에서 황석영이 몸으로 써내려간 숨가쁜 기록.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에 나오는 죄수든,황석영 같은 수인이든, 복음에 등장하는 이든 그들이 바라는 것은 더 넓고 영원한 세계로 열린 자유일게다.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참 아름다웠다고’ 가서 말 할수 있게...
“나의 생애는 무의식의 자기실현의 역사다. 무의식에 있는 모든 것은 사건이 되고 밖의 현상으로 나타나며....”
- 칼 구스타프 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