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사색

보현행(普賢行)

by 후박나무 posted Jul 29,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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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외에는 외출이라곤 거의 않다가도 한 번씩은 나갈 일이 생긴다. 대중교통이라도 이용해야 할 때면 큰맘 먹고 체력적인 대비도 하지만 돌아올 때쯤엔 거의 기진맥진 그로기 상태가 된다. 그날도 그렇게 지쳐 종점에서 내린 시간이 9시경. 전화를 하려고 핸드폰을 켜니 웬일인지 부팅이 안 된다. 지치기도 하여 길가의 BBQ 치킨집의 간이의자에 앉아 전화기를 만지작거리는데 안면이 있는 주인아저씨가 나와 전화기를 빌려주셨다. 하지만 안될 때는 자빠져도 코가 깨진다더니 이번에는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사정이 딱했는지 BBQ 주인아저씨가 당신 차를 갖고 나와 태워다 주셨다. 구원은 오리라 주님한테서, 하늘 땅 만드신 그 임한테서……. 그런데 그 주님은 육화한 사람으로 오시나보다.

 

오늘 마르타 기념일에 그날 생각이 난다. 니르바나라는 도시로 가려던 맹인과 앉은뱅이 이야기와 함께. 앉은뱅이의 눈(지혜) 과 맹인의 다리(실천) 가 협력하여 목적지에 도착했다고. 화엄경의 세 성인은 비로자나 부처를 중심으로 좌우에 선 문수보살(지혜) 과 보현보살(실천) 이다.

 

명상의 집이 어딘지를 알지만 갈 수단이 없던 나에게 차를 제공하신 아저씨가 보현보살이고 마르타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