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사색

하늘나라

by 후박나무 posted Jul 30,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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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나라는 밭에 숨겨진 보물과 같다.” 부처가 부처를 알아보고, 제 눈에 안경이듯이 그 보물을 알아보고 찾은 사람은 이미 하늘나라를 어느 정도 닮은 사람일 것이다.

 

하늘나라로 표현되는 실체는 이것이라든가 저것으로 한정될 수 없지만 그렇다고 구름 잡는 허황된 것도 아니다. 이러한 미묘한 존재를 드러내고 형상화하는 도구로는 시만한 것이 없다.

 

“야훼의 산으로 오를 이 누구인고

그 손은 깨끗하고 마음 정한 이

헛군데에 정신을 아니 쓰는 이로다“ 혹은

 

“당신 빛으로 빛을 보옵나이다”

“하느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너희는 보고 맛 들여라”

“깊은 구렁 속에서 주께 부르짖사오니, 주여 내 기도를 들어주소서”

 

이러한 시편들을 읽거나 들을 때 남겨지는 여운이 있다. 그런 여운은 처음 수도생활을 시작하게 한 동경과 어찌할 수 없는 그리움과 일맥상통한다.

 

올해 초 공동체로 연극 ‘라이어’를 보았다. 공연시간 110 분 전체가 계속 변동하는 정황에서 원초적 거짓말이 탄로 나지 않게 새로운 거짓말을 창조하는 이야기였다. 연극을 보고 이런 반성을 했던 기억이 난다. 거짓말도 나름 들통이 나지 않으려면 변천하는 환경에 창조적으로 적응하며 변해야 하듯이 하늘나라의 의미 역시 그러하리라. 건강했을 때의 프레임과는 전혀 달라진 낯선 환경 속에서 수도생활과 하늘나라의 의미가 찾아야 할 새로운 보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