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사색

'무노동 무임금'

by 후박나무 posted Sep 24,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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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된 관점을 가졌다고 공관복음이라 불리는 마태오, 루카, 마르코 복음은 예수님의 메시지를 “때가 다되어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웠다. 너희는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로 요약한다. 따라서 예수의 제자라 함은 하느님 나라의 가치에 공감하고 이를 살려고 하는 이라 할 수 있겠다. 공관복음과는 달리 예수님을 거의 “땅위를 걸어 다니신 하느님” 식으로 그린 요한복음에선 “세상에 있으나, 세상에 속하지 말라” 는 말씀이 거기에 해당될 것 같다.

 

우리가 자주 착각하듯이 하늘나라 혹은 하느님의 나라라 함은 지금 여기의 세상과 동떨어진 것은 아닌 듯하다. 시절이 하수상하여 하느님의 나라와는 아주 거리가 먼 말세가 있는가하면, 태평성대라 할 만하여 하느님의 나라와 그리 멀지 않은 시대도 있지 않은가.

 

오늘 복음은 하느님의 정의나 중립은 기계적이고 형식만 갖춘 정의나 중립과는 다름을 드러낸다. 사회적 강자와 약자가 싸우는데, 약자를 도와 연대치 못하도록 하는 제3자 개입금지법 같은 것은 중립을 가장한 폭력이다. 포도원 주인인 하느님의 의중은 무노동 무임금이 아니라 하루 한 가족의 최저생계비를 보장하는 것이다. 프란체스코 교황님의 말씀처럼 “인간의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