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사색

MAY NOUS BE WITH YOU!

by 후박나무 posted Jan 05,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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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우연찮게 아무라도 아무렇지 않은양 감추고 살던 삶의 속살을 담담하게 보여주는 유행가를 만나곤 한다. “사랑 그 쓸쓸한 일에 대하여” 의 가사도 좋은 시어처럼 삶에 드리운 그림자를 통찰한다.

 

https://youtu.be/tGAfK2khbtQ

 

누구나 사는 동안에 한번

잊지 못할 사람을 만나고 잊지 못할 이별도하지

도무지 알 수 없는 한 가지

사람을 사랑한다는 그 일 참 쓸쓸한 일일 것 같아

 

사도 요한이나 다른 많은 제자들에게 그 잊지 못할 사람은 예수였을 것이다. 그들의 일은 예수가 죽어 헤어졌어도 참 쓸쓸한 일이 된 것만은 아닌 듯하다. 긴 이야기 짧게 하면,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는 가능성 혹 능력인 Nous(미식발음 누스, 영식발음 나우스)가 개발되면 사랑한다는 일이 그렇게 쓸쓸한 일만은 아니다.

 

Nous 는 인간정신이 갖는 능력으로 가끔은 지적이라거나 지성과 동일시하기도 하는데, 고전 철학에서는 진리 혹은 진실한 것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능력이었다. 그리스 어로는 νοῦς or νόος, 그리고 라틴어로는 특히 intellēctus 와 intelligentia 로 쓰였다. 현대의 언어로 가장 누스에 근접한 뜻은 추상적인 논리적인 사고나 생각과는 다른 의식 ‘알아차림’, ‘통찰’, ‘직관’ 이 되겠다.

 

한 달간의 이냐시오 침묵피정을 통해서도 “생각의 소음”을 벗어나 “침묵”, “정” 이란 차원으로 들어가 보지 못했던 나는 좌선수련을 통해 용의 눈을-화룡점정(畵龍點睛)― 그리게 되었다. 내 안의 nous가 깨어난 계기는 고통과 신앙이었다. 연달아 2시간씩 하루 4번을 앉다보면 어떻게 앉아도, 어떤 쿠션을 써도 그냥 가시방석이 된다. 그 고통을 잊고 견디기 위해 예수성명기도에 매달리다보니, 한가한 사변적인 생각의 소음에서 멀어지고 조금씩 침묵에로 들어갔던 듯. 그 말도 이야기도 소리 없어도, 그 소리 땅 끝까지 번져가는 침묵의 소리에 귀가 열리기 시작하고. 어린 사무엘처럼…….

 

쓰고 보니 영화 Star Wars 에 나오는 May force be with you처럼 MAY NOUS BE WITH YOU! 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