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사색

오병이어

by 후박나무 posted Feb 21, 201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아직 새벽공기는 실없이 눈물을 흘리게 할 정도로 맵지만, 우이령 길엔 봄기운이 완연하다. 곧 연달래, 진달래가 수줍은 꽃망울을 맺을 듯 하다. 내가 서품 받았던 때가 이즈음 이었던가? 상본을 보니 우이동 명상의 집에서의 그 날이 떠오른다. 두메 꽃처럼 살겠다는 마음으로 상본의 사진은 원거리에서 찍은 것으로…….

 

31주년이란 오늘까지 서품일 을 변변히 기억해본적이 없다. 은경축때도 작년에도……. 수도자라는 신원을 더 중시해서 그렇기도 하던 것이, 몸이 불편해지면서 비로소 백성들을 대신하여 그들의 피와 땀과 눈물이라는 제물을 바치는 사제의 역할에 마음이 간다.

 

아마도 남은 세월은 오병이어를 바치는 심정으로 사제직을 수행하라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