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사색

복사꽃

by 후박나무 posted Apr 23, 201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밤새 차분히 내리던 봄비가 지금도 이어져 새들마저 잠잠한 아침이다. 유목의 전통도 문화도 생소한 우리에게 과거를 곱씹으며 자해하던 동굴에서 엘리야를 불러낸 가녀린 목소리는 목자의 소리이기 보다, 신록의 숲에 내리는 빗소리이기 쉽다. 목자의 소리나 빗소리나 어느새 까맣게 잊고 있던 고향 가는 길을 일깨워 준다.

 

키 큰 나무숲을 지나니

내 키가 커졌다

깊은 강물을 건너니

내 영혼이 깊어졌다

봄비 소리에 귀를 기울이니

심신이 절로 정화되었다

 

비에 씻겨 더욱 화사하게 핀 복사꽃이 이 길이 그 길임을 알린다. 아브라함이 갔던 길, 내가 왔고 또 가야하는 길, 한 세상 다하도록 누구나 가야하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