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사색

반려동물

by 후박나무 posted May 26,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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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성서사적지 답사중 한번은 시나이 반도까지 내려갔다가, 대추야자를 재배하는 그곳의 한 키부츠에서 자폐증으로 어려움을 겪는 아동들의 치료에 말(馬) 이 큰 역할을 함을 알게 되었다. 말은 특유의 예민함과 민감함으로 자폐아들의 상태에 공감하며 배려하여 자폐아들이 용기를 내어 자신을 조금씩 드러내게 한다.

 

사람이 사회에서 살아야 하는 한, 자신을 통제하는 센서는 물론이고 대인관계에서도 자기방어벽이 필요하다. 사회가 점점 복잡해지고 삭막해져 자신 안에 갇히는 이들이 많아지니 반려동물의 숫자도 늘어난다. 엔도 슈샤꾸의 ‘깊은 강’ 에 나오는 구관조는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화자의 이야기를 말없이 들어줌으로 숨통을 틔어준다.

 

반려동물이나 아이들은 일반 성인에 비해 놀랍도록 무방비 상태이며 이런 사실이 역으로 상대를 무장 해제시켜 해방케 한다. 아이의 재롱을 보려고 재롱을 부리는 성인들이나 반려동물과 어울리는 어른들을 보면, 자신도 모르게 갇힌 감옥에서 탈출하고자 하는 몸짓이 보인다. 반려동물이나 아이를 통해 겹겹으로 자신을 에워싸던 방어막이 벗겨질 때 숨겨져 있던 어린아이가 나타나고 인간미를 되찾는다. 예수님은 그래서 “어린아이가 되라” 고 하셨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