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사색

거처할 곳!

by 후박나무 posted May 17,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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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쿠데타라는 별로 자랑스럽지 않은 역사만이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중첩되는 날이었다. 어머니 기일이자 성녀 젬마 갈가니 축일이었다. 벌써 5월 중순이라 후박은 벌써 피었다 지고 있고, 아카시아와 등나무 꽃이 한창이다. 그런데 근래에 들어 참 이상한 현상은 꽃은 피지만 향이 없다는 점이다. 모두 모란이 되려나보다. 실속 없이 겉만 꾸미는 세태를 반영하는지.

 

미국에서 있었던 실화라 한다. 큰 길을 사이에 두고 개신교회와 가톨릭 성당이 있는데, 반려동물에게도 구원이 있는가의 문제로 두 교회 간에 논쟁이 벌어졌다고 한다. 점차 우리나라도 서구적인 생활양식으로 인해 1가구 1주택의 독신자가 많아지고 개인주의가 팽배해지면서 반려동물의 수가 늘고 있어 생판 남의 문제만은 아니다. 서구교회의 이런 농담도 이젠 우리에게도 생경(生經)치 않다.

본당신부님이 주교님에게 전화를 걸어 “반려동물에게 세례성사를 주어도 괜찮은지요?” 여쭈었더니 주교님은 매우 강한 어조로 안 된다고 하셨다. 며칠 후 다시 본당신부님이 전화를 걸어 세례성사를 주었다고 하면서 상당한 금액의 감사헌금도 받았다고 보고를 하니, 주교님이 잠깐 생각을 하시고는 다음에 견진성사를 받을 땐 당신에게 꼭 연락하라고 하셨단다…….

 

여하튼 개신교회는 동물들에겐 영혼이 없어 구원이 없다고 한 반면 가톨릭 신부님은 오늘의 성서귀절을 들면서 하느님이 계신 곳에는 거처할 곳이 많다하셨으니 자비하신 하느님께서는 반려동물이 거처할 곳도 마련하셨을 것이라 했다. 그래 상당수의 개신교 신자들이 가톨릭으로 개종했단다.^^

 

작년의 통계는 아직 확인을 못했는데 4년전 까지만 해도 수도권 인구의 절반정도가 자기 집이 있으나 빚을 안고 샀기에 자기 집을 세주고 당신들도 세를 사는 사람들이 반 정도 된다고 한다. 자기 집이 없는 사람들과 있더라도 빚으로 산 사람들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세로 인해 마음이 편할 리 없다. 맹자의 가르침 중에는 항산(恒産)과 항심(恒心)에 대한 내용이 있다.

 

맹자는 “항산이 없이도 항심을 갖는다는 것은 오직 선비만이 할 수 있다. 일반 백성들은 항산이 없으면 따라서 항심도 없다. 진실로 항심이 없으면 방탕, 편벽, 사악, 사치 등을 아니하는 것이 없다”라고 밝혔다. 항산은 백성의 일정한 생업을 통한 수입이고, 항심은 일정한 도덕심이다. 맹자는 일반 백성들이 생업이 없거나 있어도 거처하는 곳조차 안정되기 어렵다면 악한 행동을 저지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 것이다. 예수님이 아버지 집의 특성으로 “거처할 곳이 많음”을 드는 것에 주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