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사색

Ultima Cena(최후의 만찬)

by 후박나무 posted Jul 24,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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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습기와 열기 속에 지내는 나날이다. 다행히 예보(豫報)에 의하면 내일부터는 비라도 내린다고 한다. 오늘 합정동까지 치료차 다녀오다. 길냥이들도 식욕을 잃었는지 먹는 양이 줄었다. 그러고 보니 아롱이만 더위와 습기에 아랑곳 하지 않고 호기심에 가득차 명상의 집 경내를 탐험중이다. 젊음이 좋기는 하다.

 

히브리 사람들은 언어에 대한 감각이 탁월해서인지 말장난(word-play)을 곧잘 한다. 탈출기에서 파라오는 온 백성에게 명을 내렸다. “히브리인들이 계집아이를 낳으면 살려 두되 사내아이를 낳으면 모두 강물에 집어넣어라.” 파라오의 공주는 그 아이를 자기의 아들로 삼고, 물에서 건져냈다고 하여 모세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 물에서 건져진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을 홍해에서 건져내고 이집트인들을 수장시킨다.

 

예수의 비유중 공관복음 전반부를 대표하는 비유는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고 후반부는 포도원 소작인의 비유라 한다. 이 비유들은 궁극적으로 예수는 무엇을 위하여 살았는지 또 그 결과 맞게 될 죽음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였는지를 큰 그림으로 보여준다. 예수는 당신 자신이 하느님의 말씀이다. 말씀은 씨앗이 되고 싹을 틔워 자라 작물이 되고 열매를 맺어 곡물이 되어 종국에는 빵이 된다.

 

포도원 소작인의 비유에서 예수는 포도밭 주인의 아들로서 ‘정의와 공정’ 이라는 도조를 요구하다, 포도밭을 가로채려는 소작인들에게 죽임을 당한다. 여기서 포도는 포도주가 되고 예수의 피가 된다. 예수는 최후의 만찬에서 이 두 비유를 하나로 연결한다. 이는 내 몸이요 내 피다. 씨 뿌리는 사람이 곧 씨앗이며 곡물이고 빵이 되고 이는 그리스도의 몸이 되며, 포도밭의 포도도 영글어 포도주가 되며 이는 그리스도의 피가 된다. 비유는 비유이기에 많은 함의(含意)를 갖는다. 그러기에 더욱 비유가 그리는 큰 그림을 염두에 두며 부분을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