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사색

이정표(里程標) 혹은 하느님의 손가락

by 후박나무 posted Aug 1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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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기승(氣勝) 이다. 마냥 끝없이 이어질 것 같던 무더위도 어느 날 홀연히 찬바람이 한 번 선 듯 불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지난일이 되고 만다. 얼마 안 있어 “나뭇잎 떨어져 바람인가 했더니 세월이더라! 는 하이쿠가 실감이 나겠지.

 

‘흐르는 것이 어찌 세월뿐이랴’ 유한한 생명을 사는 인간이기에 세월의 추이(推移)는 대단히 주요한 시문(詩文)의 테마다. 강이 그렇듯이 세월의 밀도(密度)도 시기에 따라 다르다. 어떨 때는 젖이 엉기듯 흐르던 시간이 엉기어 눈에 보이는 이정표(里程標) 혹은 하느님의 손가락이 되기도 한다.

 

‘누구나 사는 동안에 한번 잊지 못할 사람을 만나고, 잊지 못할 이별도 하지’ 그런 만남과 이별이 어찌 한번뿐이랴! 이런 체험들이 강을 특정한 방향으로 흐르게 한다. 그 후 믿음이란 커다란 틀 속에서 그 프레임에 걸맞은 크고 작은 선택을 통해 방향성은 견고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