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사색

『처음처럼』

by 후박나무 posted Mar 04,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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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영원한 생명을 구하는 청년과 예수님을 대하니 죽음을 깨닫고 인생의 허무를 뼈저리게 느껴 허무 속에 허우적대던 내 젊은 날의 초상이 그려진다.

 

중학교3 학년 때

처음으로 마태오 복음 5장 산상설교에서 예수를 만났을 때

처음으로 대학교 1학년 때 번개가 치듯 모든 인간은 죽음을 명약관화(明若觀火) 하게 깨달았을 때

처음으로 부활이 무엇인지 그 일부를 몸으로 체득했을 때…….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 이었던 이런 체험들은, 삶이라는 성벽을 이루는데 없어서는 안 되지만 그 자질구레한 복잡성으로 인해 자칫 길을 잃고 미궁에 빠지게도 되는 미로(迷路)에서 주춧돌과 이정표(里程標) 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 아침 신 영복 교수님의 “처음처럼”을 다시 새긴다.

 

"처음으로 하늘을 만나는 어린 새처럼,

처음으로 땅을 밟는 새싹처럼

우리는 하루가 저무는 겨울 저녁에도

마치 아침처럼, 새봄처럼, 처음처럼

언제나 새날을 시작하고 있다."

 

산다는 것은 수많은 처음을 만들어가는 끊임없는 시작입니다.

그래서인가 보다.

 

“아마 역경을 견디는 자세에 관한 것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역경을 견디는 방법은 처음의 마음을 잃지 않는 것이며, 처음의 마음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수많은 처음’을 꾸준히 만들어내는 길 밖에 없다고 할 것입니다.”

 

신영복 서화에세이 『처음처럼』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