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사색

비오는 날

by 후박나무 posted Aug 09,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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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잠을 설치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날이 밝는 대로 목욕을 하러가다. 원래 바람은 따뜻한 물에 몸을 풀고 가능하면 한숨 잔 다음 아침을 먹고 직원들 출근시키는 차를 타고 돌아가려 하였는데 어디 삶이란 게 작은 일 하나라도 꼭 자기 뜻대로 되던가!

 

해장국과 북어국이라는 간판이 붙은 음식점 앞에 이른 아침부터 차들이 많이 주차한 것을 봤던지라 이참에 한번 가보았는데, 가게 문에 붙인 방을 보니 휴가란다.

 

청년시절에 어떤 계기로 배우게 된 삶에 대한 태도중 하나는 삶이란 저 좋을 땐 살고 저 싫어지면 그만두는건 아니리라는 것이다. 생명(生命) 이란 살라는 명령이란 뜻도 내포하지 않을까! 바라지도 청하지도 않았는데 주어진 삶이기에 떠날 때도 나의 뜻과는 거리가 있을게다. 하물며 내가 지금 영위하고 있는 생명은 ‘덤’ 으로 다시 받은 생명이기에 더욱.

 

산스크리트어로 여여(如如)에 가까운 뜻인 ‘타타타’ 란 노래가사처럼 사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분명 달관한 사람이리라.

 

“바람이 부는 날엔 바람으로

비오면 비에 젖어 사는 거지 그런거지“

 

삶을 이런 자세로 받아들이는 이가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갈 길을 가는 사람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