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사색

희망

by 후박나무 posted Aug 17,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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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엔 땡볕에 살이 타는 듯이 뜨겁고 밤엔 높은 습도로 숨쉬기가 힘들더니 막상 태풍이 하나, 둘 지나가니 아침저녁으로 서늘하기까지 하다. 그래도 한 낮의 더위는 여전하지만!

 

요즈음 전례력에 따른 독서는 신명기다. 자신의 사명을 다 마쳐가는 모세도 그렇고 여호수아도 온 백성을 모아놓고 그들이 여기까지 오며 함께 겪었던 일을 되뇌며 자신들이 누구인지 신원을 확인하고 결속을 다진다. 그런 회상 속에서 공동의 자산인 뿌리를 확인하고 고수케 한다. 공동체란 그렇게 이루어지는 법이다. 공통의 체험을 가진 핵심 집단은 자신들이 겪었던 일을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어 자신들의 2세나 새로이 합류한 부족들에게 들려주어 같은 뿌리를 가진 공동체로 동화시킨다.

 

이런 메커니즘을 오늘의 교회에 적용하면 우리의 현주소는 어디일까? 긴 역사 속에 간수해 왔던 신원과 믿음이 담긴 우리의 이야기를 전수할 다음 세대의 층이 갈수록 엷어지는 게 현실이다. 수도회도 교구도 상황은 같다. 그래도 실망하지 않는 것은 우리가 상상도, 감히 바라지도 못하는 다른 방식으로 수도생활이나 신앙생활이 이어지리라는 믿음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