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사색

'a cool breeze in summer'

by 후박나무 posted Aug 12,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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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무려 밤 한시에 잠에서 깨어 어쩔 수 없이 밤을 새게 되었다. 오늘은 준수하게 새벽 3시까지 잘 수 있었다. 고마운 일이다. 복음을 읽고 대조되는 상황을 노래한 우멘의 시를 생각하다.

 

Ten thousand flowers in spring, the moon in autumn

 

by Wu Men Hui-k'ai

 

Ten thousand flowers in spring, the moon in autumn,

a cool breeze in summer, snow in winter.

If your mind isn't clouded by unnecessary things,

this is the best season of your life.

봄이면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꽃, 가을의 달, 한줄기 시원한 여름철 바람, 천지를 덮는 겨울의 눈. 불필요한 일로 마음을 어지럽히지 않는다면 지금이 우리 인생의 제일호시절.

China (1183 - 1260) Timeline

Buddhist : Zen / Chan

 

하지만 아픈 아들을 둔 아버지나 제자들 또 우리들 모두는 비슷하게 피치 못할 근심, 걱정, 긴장, 집착 등으로 마음을 어지럽힌다. 어떻게 하면 자연스런 생명의 흐름을 막는 죽음의 힘에서 벗어나 이 시인처럼 있는 그대로 생명을 생명답게 누릴 수 있을까? 그 비밀은 시간에 있지 않을까? 시간의 덫에서 놓여나와 시간과 포개어져 있던 영원의 차원을 발견할 때 비로소 자유는 가능해지지 않겠는가!

 

One instant is eternity

 

by Wu Men Hui-k' ai

 

One instant is eternity;

eternity is the now.

When you see through this one instant,

you see through the one who sees.

 

지금 이 순간은 영원이며; 영원은 바로 지금이다.

섬광 같은 한 순간에 순간이 영원으로 이어져 있음을 본다면

영원이 순간임도 보게 되리라.

 

자포자기와는 조금 다른 차원의 온전히 내어맡김, 무위의 마음가짐이라 할까, 숨은 막힘없이 편안히 흐르고, 의식은 시간의 덫을 벗어나 넘나들고, 특별히 무엇을 바라지도 바라지 않지도 않는 상태일 때보다 더 우리의 믿음이 깊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선하신 당신의 얼이 시오니 고르디 고른 땅으로 우리를 인도하소서!

 

#사족: 겨자씨 한 알 만한 믿음이란, 겉으로 보기의 크기 대비 잠재력으로 보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