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사색

“주여, 이 작자들을 용서하소서"

by 후박나무 posted Aug 17, 2017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예전에는 수도원 방침이 교구신부들과 두루 알고 지내기 위해 당시 2개밖에 없던 서울과 광주의 신학대학과 대학원을 교대로 다니는 것이었다. 서울에서 학부를 마친 나는 광주 가톨릭 대학원을 다니며 광주교구와 부산교구 친구들을 사귀게 되었다. 그중 부산출신 한 친구는 자신이 코너에 몰리면 농반진반 이렇게 말하곤 했다. “주여, 이 작자들을 용서하소서. 이 자들은 자신이 무슨 짓을 하는지 모릅니다.”

 

루가복음서 23:34 예수께서는 "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그들은 자기가 하는 일을 모르고 있습니다."

 

영화화되기도 한 이안 맥큐언의 소설 “Atonement, 속죄” 는 내 생각에 ‘유한한 인간이 무한한 죄를 지을 수 있음을, 그러나 그러고도 속죄나 대속을 통하여 불가능하게 보이는 용서를 받을 수 있음을 형상화하고 그 메커니즘을 잘 밝힌 수작’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이라든가 현실을 이나마 지탱하는 것은 일곱 번씩 일흔 번 이상 반복되는 용서일 것이다.  이런 용서가 가능하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무슨 짓을 하는지 모르며 한다는 인간상황에 대한 전이해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