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독서는 에드워드 핼릿 카(E. H. Carr, 1892~1982) 의 “역사란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정의에 잘 어울리는 텍스트다. 카는 역사가 지나간 일을 있는 그대로 밝히는 작업이 아니라 해석을 통해 과거의 사실을 편집하고 의미를 다시 부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과거에 대한 사실(a fact about the past)’그 자체가 ‘역사의 사실(a fact of history)’이 되는 것이 아니며, ‘역사적 사실(historical facts)’은 역사가가 현재의 관점과 문제의식을 따라 ‘과거에 대한 사실’ 중 의미 있다고 여기는 것들을 선택해 일정한 질서로 배열함으로써 성립된 ‘역사’라는 담론의 결과라는 것이다.
여호수아는 강 건너편에 살던 아브라함의 이주로부터 현재까지 있었던 사건들을 자신의 관점과 문제의식으로 선별하고 해석하여 일정한 질서로 배열하여 지금 자신들이 어디에 있으며,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를 가늠한다. 이는 비단 여호수아뿐만 아니라 지금도 수많은 우리들이 반복하는 작업이다.
15 ~6년 전 4달여에 걸친 예루살렘 성서 프로그램에서 레슬리 교수가 자주 하던 말씀이 떠오른다. "성서는 과거에 있었던 일을 오늘과 내일을 위한 교훈으로 만든 역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