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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원 가브리엘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복음 사색

나타나엘

by 후박나무 posted Aug 2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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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좋은 일이긴 하나 왠지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 는 말처럼 맥이 빠지는 기분이다. 태풍 솔맄이 서울과 경기일대는 영향을 주지 않고 강릉, 동해를 거쳐 바다로 빠져나갔다. 우이령은 상수리 나뭇가지가 하나 부러져 길을 막은 것과 도토리가 쏟아져 발에 밟히는 것 외에는 달라진 것도 없다.

 

읽을 때마다 머리를 갸웃거리게 되는 나타나엘(공관복음에서는 발토로메오 사도로 나온다) 이야기다. 무화과나무 아래 서있는 것을 보았다는 것과 마음에 거짓이 없는 참 이스라엘인과는 어떤 연관관계가 있는 것일까?

 

당대에 유행하던 어원적 의미로 보면 이스라엘은 “하느님을 본 자” 라는 뜻이다. 51절에서 나타나엘은 천상의 일을 보게 되리라는 약속을 받는다. 같은 구절에서 창세기 28:10~17에 나오는 야곱(이스라엘) 의 비전에 대한 언급이 있다. 여기서 원래의 이스라엘이 나타나엘과 대조된다. 야곱의 거짓말은 꽤 유명하나 나타나엘에게는 ‘거짓이 없다’. “어떻게 나를 아느냐?” 하고 물으며 나타나엘은 이제 막 예수가 누구인지 알아차리게 되며 동시에 나타나엘은 예수에 의해 자신이 누군지 알게 된다. 예수는 “무화과나무 아래서 보았다” 는 말로 나타나엘만이 아는 그의 생활을 암시한다.

 

나타나엘은 예수에게 “하느님의 아들” 과 “이스라엘의 왕” 이라는 최상의 메시아적 칭호를 쓴다. 공관복음이 예수가 메시아임을 역사적 전개에 따라 점진적으로 계시하는 것을 선호하는데 반해, 요한은 자신의 신학적 목적에 걸맞게 역사적 귀결을 미리 내다보는 것을 즐긴다(프롤로그에서처럼 말씀이 계셨고, 말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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