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日是好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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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보는 새 봄을 맞으며 내년에도 다시 봄을 만끽할 수 있을까 했는데, 이 아침 같은 심정으로 설직의 추조람경을 읇는다.

 

絶句(절구)

 

江碧鳥逾白 강벽조유백

山靑花欲然 산청화욕연

今春看又過 금춘간우과

何日是歸年 하일시귀년

 

강물이 푸르니 새는 더욱 희고,

산빛이 푸르니 꽃은 더욱 불타네

올 봄도 눈 앞에서 서둘러 지나가니

어느날이 돌아갈 해일런고

 

 

秋朝覽鏡추조람경 薛稷(설직)

 

가을 아침에 거울을 보다

 

客心驚落木 객심경낙목

夜坐聽秋風 야좌청추풍

朝日看容鬢 조일간용빈

生涯在鏡中 생애재경중

 

나그네 마음 낙목에 놀라라

한 밤에 앉아 바람소리 듣다가

해 뜰 무렵 머리 흰 얼굴을 보니

한 평생이 거울 속에 다 들어있네

 

하이꾸 한 수...

“나무잎 떨어져 바람인가 했더니 세월이더라!”

 

수도회 창립자 십자가의 성.바오로 대축일이다. 박도세 신부님 기일이기도 하고. 바오로 다네이라는 한 인간을 어떻게 이해하는가에 40여년간 해 온 수도생활의 대강(大綱)이 담길 것 같다. 거의 해마다 동생이 태어나고 거의 한해 건너 어린생명이 죽어나가는 궁핍한 가정환경에서 자연스레 염세적인 인간이 되어 세상을 등진 그는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며 자신과 세상과 하느님과 화해하고 “십자가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보라”는 메시지로 한 세상을 풍미 하게 된다.

 

하느님 사랑의 가장 위대한 표지가 십자가라는 그의 확신은 어디서 어떻게 유래된것일까?

 

사람은 저마다 각기 다른 바램이 있고, 그 바램은 같은 사람일지라도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다. 사바세계에 사는 사람들 대부분의 바램이 어떤 것인지 가시나무라는 시가 잘 보여준다.

 

가시나무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내 속엔 헛된바램들로 당신의 편할 곳 없네

내 속엔 내가 어쩔 수 없는 어둠 당신의 쉴 자리를 뺏고

내 속엔 내가 이길 수 없는 슬픔 무성한 가시나무숲같네

바람만 불면 그 메마른가지 서로 부대끼며 울어대고

쉴곳을 찾아 지쳐 날아온 어린새들도 가시에 찔려 날아가고

바람만 불면 외롭고 또 괴로워 슬픈 노래를 부르던 날이 많았는데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서 당신의 쉴 곳 없네

 

부처님은 숫타니파타 1-자비경에서 살아있는 모든 것은 행복하라. 평안하라. 안락하라고 염원한다.

 

그리고 이 원(願)이 구체적으로 실현된 모습을 나는 구약성서 이사야 53장 “야훼의 넷째 종의 노래”에서 발견한다. 살아있는 모든 것이 행복하기를 진정 바라는 이는 구체적인 현실속에서 어떤 운명이 될지를 생생히 기록한 놀라운 문헌이다. 아마 예수도 처음부터는 아니겠지만 자신의 일을 해 나가면서 점차 이사야서가 미리 예언한 야훼의 종을 이해하고 받아들여 자신의 사명을 더 깊이 이해했을 것 같다. 바오로. 프랜시스. 다네이는 십자가에서 ‘살아있는 모든 것의 행복을 위해 자신을 대속물로 바친 사랑“을 보았던 것이다.

 

가끔 끄적이고 싶을 때 몇 자 적는것도 괜찮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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