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사색

야훼의 종

by 후박나무 posted Mar 28,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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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용 안경을 새로 하다. 장시간 작업을 할 것에 대비하여 독일제 Zeiss로 맞추다. 기초만 놓고 기둥을 올리지 못할 수도 있겠다. 자기 자신만의 음악을 듣고 리듬을 타는 사람은 이사야 42장에서 53장에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야훼의 종’을 닮는다. 이사야서 메시지의 핵심은 4개의 종의 노래에 있다. 42, 1~4; 49, 1~6; 50, 4~9; 52, 13~53, 1~2

 

초원의 풀이 묘사될 때 더욱 푸르러지듯, 마지막 야훼의 넷째종의 노래는 ‘하늘의 빛을 받아 골고타의 십자가 아래서 쓰인 듯하다. 이 본문은 구약문학의 최고봉이다. 우리 모두가 처해 살아가는 이 현실이란 환경에서 한 인간이 택할 수밖에 없었던 삶의 결말은 어떤 구약의 예언도 달성하지 못한 심오하고 차원 높은 진술이다. 메시아의 고난과 죽음, 묻히심과 부활을 이보다 더 명료하게 드러낸 본문은 없다.

 

야훼의 종의 노래가 가진 위대함은 그저 나하고는 거리가 먼 메시아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인생을 이해해감에 따라 나 자신의 이야기도 될 수 있게 동참시키는데 있다. 방관자에서 이해당사자로, 억울한 피해자란 자기이해에서 공범임을 인정하므로, 마침내 세상의 죄는 가타부타 없이 주어지는 고통을 받아들이는 야훼의 종들을 통해서만 없어진다는 자각으로…….

 

내일은 성. 목요일. 다시금 그 영원한 이야기가 전례적으로 재현된다. 두렵지만 내 삶에도 부분적으로나마 재현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