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은 매주 한번 토요일에 마사지를 받는다. 매일 일어나자마자 억지로라도 스트레칭을 하지만 몸이 굳는 것을 다 막을 수는 없다. 주말이라 다른 형제들은 나름 저마다 분주한데 홀로 한가로움이 죄의식까지 갖게 한다. 어쩌겠는가……. 그런대로 한 세상 보낼 수 밖에!
등산보다는 하산이 어렵듯, 늙는 일이 참 힘들다는 생각을 자주 했는데 오늘 아침 나이를 먹는 것이 어떤 것인지 참 잘 묘사한 글을 받았다. 스코틀랜드의 어느 양로원에 계신다는 할머니의 글이다.
늙어가는 길
처음 가는 길입니다.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길입니다.
무엇하나 처음 아닌 길은 없지만 늙어가는 이 길은
몸과 마음도 같지 않고 방향 감각도 매우 서툴기만 합니다.
가면서도 이 길이 맞는지
어리둥절할 때가 많습니다.
때론 두렵고 불안한 마음에 멍하니 창밖만 바라보곤 합니다.
시리도록 외로울 때도 있고
아리도록 그리울 때도 있습니다.
어릴 적 처음 길은 호기심과 희망이 있었고
젊어서의 처음 길은
설렘으로 무서울 게 없었는데
처음 늙어가는 이 길은 너무나 어렵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지팡이가 절실하고
애틋한 친구가 그리울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그래도 가다 보면
혹시나 가슴 뛰는 일이 없을까 하여
노욕인 줄 알면서도
두리번두리번 찾아봅니다.
앞길이 뒷길보다 짧다는 걸 알기에
한발 한발 더디게 걸으면서
생각합니다.
아쉬워도 발자국 뒤에 새겨지는 뒷모습만은 노을처럼 아름답기를 소망하면서
황혼 길을 천천히 걸어갑니다.
꽃보다 곱다는 단풍처럼
해돋이 못지않은 저녁노을처럼
아름답게 걸어가고 싶습니다.
<스코틀랜드 어느 양로원 할머니의 시>
언젠가 지는 해를 바라보며 이런 생각을 했었다.
해질녘 하늘빛
내가 떠날 때도 그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