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협의 “문심조룡(文心雕龍)”을 대충 띄엄띄엄 읽고 마음에 남은 것은 “글에는 문골(文骨)이 있어야 한다” 는 것뿐이다. 추측컨대 문골이란 사람의 척추 같은 것을 말하는 듯하다. 척추가 먼저 바로 서야 나머지 사지와 오장육부가 올바로 자리를 잡는다는 의미에서 문골을 말하지 않았나싶다.
사람이 글을 쓸 때 먼저 어떤 영감을 받고 그 영감을 풍요로울 뿐 아니라 다채롭고 설득력 있게 전개하기 위해서 다양한 자료들을 섭렵하여 충분히 소화된 후 단번에 끝까지 써내야 소위 문골이 선다고 한다. 한 문장 쓰고 고심하여 다른 문장을 덧붙이고 하는 식으로는 문골이 없는 옹졸한 글이 된다고 한다.
이민족인 로마를 위해 동족에게 세금을 받아내며 멸시와 모욕을 감수하며 생계를 잇던 유대인 세리 마테오, 무엇이 그를 이전의 삶에서 돌아서 예수를 따라 떠돌이 삶을 살게 한 것일까? 아무런 학연도 인맥도 없고, 아비도 없어 마리아의 아들이라고 불리던 이에게서 그는 무엇을 발견한 것일까? 그것이 마테오의 삶에, 그의 글에 문골이 되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