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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원 가브리엘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복음 사색

by 후박나무 posted Jul 16,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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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인권을 위한 국내 최대 행사인 서울 퀴어 퍼레이드가 14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렸다. 퀴어 퍼레이드는 2000년 9월 서울 대학로에 50여 명이 모인 행사로 시작해 지난해 7월 서울광장에 주최 측 추산 5만 명(경찰 추산 9000명)이 집결한 대규모 축제로 커졌다고 한다. 올해는 6만 명이 모였다고 한다. 동성애자라는 말을 거북살스럽지 않게 포장해 성소수자라 하는가보다. 또한 인권을 강조하므로 서 어쩐지 동성애를 반대하면 소수자의 인권을 부정하는 시대에 뒤떨어지거나 몹쓸 인간이 될 것 같은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느낌이다. 글쎄 세상 어떤 일이든 사연이 없는 일이 있겠는가? 하지만 사람은 그저 자신이 하고픈 대로 하며 살아도 되는 천부적인 권리를 타고난 것도 아니지 않는가? 현재 성 소수자 중에서도 유전적으로 혹은 생물학적으로 불가피하게 동성애자인 사람은 드물고 후천적인 영향으로 성소수자가 된 사람이 많다고 들었다.

 

이 혼란한 시대에 성 소수자를 향해 차별과 혐오의 시선을 가지려는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 견지해야 할 삶의 원칙을 갖기 위해서 사도 바오로와 성. 바실을 참고하고자 한다. 사도 바오로는 로마서 1:21-27에서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진 영혼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를 논했고 갑빠도키아의 위대한 교부 성. 바실은 이를 해석했다. 먼저 사도 바오로의 편지 로마서 1장을 보자.

 

 

21 인간은 하느님을 알면서도 하느님으로 받들어 섬기거나 감사하기는커녕 오히려 생각이 허황해져서 그들의 어리석은 마음이 어둠으로 가득 차게 되었습니다. 22.인간은 스스로 똑똑한 체하지만 실상은 어리석습니다. 23 그래서 불멸의 하느님을 섬기는 대신에 썩어 없어질 인간이나 새나 짐승이나 뱀 따위의 우상을 섬기고 있습니다. 24 그 때문에 하느님께서는 사람들이 자기 욕정대로 살면서 더러운 짓을 하여 서로의 몸을 욕되게 하는 것을 그대로 내버려 두셨습니다. 25 사람들은 하느님의 진리를 거짓과 바꾸고 창조주 대신에 피조물을 예배하고 섬겼습니다. 그러나 영원히 찬양을 받으실 분은 창조주이십니다. 아멘. 26 인간이 이렇게 타락했기 때문에 하느님께서는 그들이 부끄러운 욕정에 빠지는 것을 그대로 내버려 두셨습니다. 여자들은 정상정인 성행위 대신 비정상적인 것을 즐기며 27 남자들 역시 여자와의 정상적인 성관계를 버리고 남자끼리 정욕의 불길을 태우면서 서로 어울려서 망측한 짓을 합니다. 이렇게 그들은 스스로 그 잘못에 대한 응분의 벌을 받고 있습니다.

 

두말할 것도 없이 교부 바실은 사람의 마음을 하느님의 선물로 보았으며 마음의 작용은 보통 좋은 일을 위해 작동한다고 생각했다. 바실은, 마음의 에너지는 3개의 서로 다른 방향에 초점을 맞추어 나아갈 수 있으며 개인의 영적인 삶은 마음의 에너지를 어디로 향하게 하느냐에 따라 형성된다고 한다. 마음의 움직임 중 첫 번째는 언제나 자신과 같은 배신자를 찾는 악마와 악의 매력에 이끌려 그것을 동기로 시작된다. 마음이 일단 이쪽으로 길을 잡으면,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능력을 잃게 되어 피조물이 신이 되고 세상 것을 숭배하는 기묘한 환상의 세계에 틀어박히게 된다. 마음의 두 번째 움직임은 자신은 자기로서 충분하다고 여기며, 자기가 갖는 힘의 한계라는 함정에 빠지는 것이다. 이 경우 마음은 자신의 능력에 비해 매우 작은 일만을 이룬다: “마음은 자신과 어울려 보이는 작은 일만 생각한다.” 이것은 영적인 견지에서 보자면 그 자체로서 덕스러운 것도 사악한 것도 아닌 중립적인 것이다. 그것은 어떻게 사용되느냐에 따라 덕스러운 것이거나 사악한 것이 된다. 과학과 예술이 여기에 속한다. 세 번째 마지막 움직임에서만 마음은 그 진정한 목표를 향한다. 마음의 활동이 목표로 하는 바는 진리이며 진리는 하느님과 동의어이다: “우리 마음에 주어진 판단력은 진리를 이해하고 파악하기 위함이다. 우리의 하느님은 바로 진리이다. 그러므로 우리 마음의 첫 번째 기능은 한분이신 하느님을 아는 것이다. 무한대로 큰 분이 매우 작은 이 마음에 알려지는 것이다.” 일단 마음이 이 길을 택하면 자신의 제한된 계획에 안주할 때와 대조적으로, 성령의 은총을 받으며 거대하고 영광스러운 세계가 그의 앞에 열린다. 이제 마음은 거룩한 일들을 이해하게 된다; 성령의 신성이 그에게 나눠지며 하느님의 은총이 허락하는 만큼 거룩한 아름다움을 지니게 된다. “성령의 신성을 품은 이 마음은 즉시 원대한 목적을 볼 수 있게 된다; 은총이 주어지는 만큼 또 그 자연적 본성이 받아들일 수 있는 만큼 거룩한 아름다움을 품게 된다”.

 

교부 성.바실은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를 주석하며 마음을 움직인 동기와 어디로 향해 가는지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한다. 온갖 주장이 난무하고 서로 다른 가치관이 우열을 다투는 어지러운 시대다. 그리스도교는 초기에 “길” 이라 불리웠다고 한다. 오늘에도 그 이름에 걸맞는 역할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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