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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원 가브리엘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복음 사색

물 - 혼돈의 세력

by 후박나무 posted Aug 07,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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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4대 고대 문명은 나일 강변의 이집트 문명, 티그리스 · 유프라테스 강 유역의 메소포타미아 문명, 인도의 인더스 강 유역의 인더스 문명, 중국 황허 유역의 황허 문명을 들 수가 있다. 이들 지역은 큰 강의 유역으로, 교통이 편리하고, 관개 농업에 유리한 물이 풍부하며, 공통적으로 청동기, 문자, 도시 국가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물을 다스려 강의 범람을 막고 관개시설을 정비하여 농업을 발전시키므로 잉여 식량이 생겨 문화도 생겨난 것이다. 엊그제는 중국의 황허 양쯔 강(싼샤댐: 중국공산당 정권의 정당성을 상징적으로 보장)을 예로 들어, 치수에 성공한 세력이 권력도 장악하게 됨을 보았다.

 

아래 -이기환의 흔적의 역사-에서 인용한다.

 

황하(황허·黃河)에는 ‘물 한 말에 진흙 여섯 되(一石水六斗泥)’가 흐른다고 한다. 해마다 13억~16억t에 이르는 황토빛 진흙이 강 하류로 운반된다.

 

지난 3000년 동안 이 엄청난 진흙은 1500회가 넘는 범람과 제방의 파괴를 일으켰고, 26차례 이상 강의 흐름을 바꾸어놓았다. 이 침전물을 높이 1m로 쌓으면 지구를 27바퀴 돌 수 있는 양이다.

 

태평성대의 임금인 요순임금조차도 황하를 제대로 다스리지 못했다. 요임금은 곤(鯤)이라는 인물에게 임무를 맡겼지만 역불급이었다. 오히려 수해가 커졌다. 요임금의 후임인 순임금은 그 책임을 물어 곤을 죽이고, 곤의 아들인 우(虞)에게 치수를 맡겼다.

 

비명에 죽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치수를 맡은 우는 강을 다스리는 필살기를 선보인다. 물길을 파서 황하를 여러 갈래로 나눠 소통시키고, 여러 곳에 수리 시설을 축조했다. 우는 황하를 다스리는 13년 동안 3번이나 자기 집을 지나쳤지만 한 번도 집에 들르지 않았다. 우는 결국 요순도 해내지 못한 ‘그 어려운 치수’를 해냈다.

 

이 공로로 우는 순의 뒤를 임금이 되었고, 중국 최초의 왕조인 하나라 창업주가 되었다. 한자인 치(治)와 법(法)자를 보라, 모두 물 수(水)변이 있다. 그 정도로 물, 그 중에서도 흙탕물인 황하를 다스리고 조정하는 것이 중국 역사의 숙원이었음을 알 수 있다.

 

문화권은 다르지만 물에 대한 이스라엘 사람들의 기본인식은 황하문명과 그리 다르지 않아 보인다. 노예살이하던 이집트와 무서운 광야의 경계선이었던 홍해의 갈대바다나, 광야와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땅을 가르는 요르단 강, 그리고 게네사렛 호수- 이 모두가 Chaos의 세력으로 인간의 자유를 제한했다. 이스라엘은 모세의 영도 하에 커다란 장애였던 갈대바다를 넘고, 여호수아의 지도로 요르단 강을 건너 가나안에 진입했다. 이제 예수는 자유로이 게네사렛 호수를 왕래하며 혼돈의 힘을 복속시켜 호수를 잠잠하게 하고 병자를 치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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