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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원 가브리엘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복음 사색

폭풍속의 대답

by 후박나무 posted Oct 0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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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자신의 방향감각에 스멀스멀 회의가 올라오던 때에 우연찮게 이탈리안 레스토랑 La bussola(나침반) 에 가게 되었다. 때가 때니만큼 내면 깊숙이에서 소용돌이치던 마음에 태풍의 눈이 생기는 것 같았다. 한 때 혼배성사를 부탁해오는 커플에게 나침반을 선물해주기도 했듯이 나에게는 의미 있는 표지였다.

 

우리들 대부분의 문제는 어느 쪽이 동쪽인지를 몰라서 파생한 것이 라기 보다는, 이미 Ready made 같은 답을 알고는 있지만 너무 진부하여 도저히 수용이 안 되거나, 왠지 그 방향으로 가고 싶지 않아 반항하는데 있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야훼 하느님의 은총이란 우리에게 진리를 가르치려 하지 않고, 다만 우리 스스로 진리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인도하는 식으로 작용한다. 그런 면에서 ‘은총은 자연의 완성’ 이라고 할 수 있겠다.

 

요나는 니느웨로 가야하는 것을 알았지만 반대방향으로 도망을 쳤다. 하느님은 이런 요나에게 거듭 거듭 기회를 주며 스스로 보고 느끼고 체험하여 깨달을 수 있는 정황에 처하게 한다.

 

욥도 ‘알몸으로 태어난 몸, 알몸으로 그리 돌아가리라’ 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폭풍 속에서 야훼의 대답을 듣고 온전히 승복하기까지는 그의 마음속 깊이 감춰져 있던 것은 물론 몸의 세포 하나하나에 새겨져 있던 아우성이 터져 나와야 했다.  그 정도의 토로가 야훼로 하여금 폭풍속의 대답을 하게 한다.

 

욥 42:7 “야훼께서 욥과 말씀을 마치신 다음에 데만 사람 엘리바즈에게 말씀하셨다. ‘너와 너의 두 친구를 생각하면 터지는 분노를 참을 길 없구나. 너희는 내 이야기를 할 때 욥처럼 솔직하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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