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에 이어 오늘도 청명한 날이다. 수도원 시간표는 명절이고 공휴일임을 감안하여 미사시간 외에는 여유 있게 조정했다. 요즈음 새벽공기는 서늘함을 넘어 한기가 느껴진다. 곧 추위라도 닥칠 기세다. 혹독하게 더웠던 8월부터 그동안 우이령 길에서 자주 만나던 분들이 안 보인다. 한분은 허리 수술을 받았다는 소식도 있고. 그렇게들 무대에서 퇴장하고 새인물이 등장하나 보다.
60년대 미국의 히피세대들은 기존의 윤리나 질서를 무시하고 자유분방하게 보이는 듯한 ‘선불교’를 열광적으로 받아들였다 한다. 그들은 선사들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는 말 뒤에는 오랜 세월에 걸친 뼈를 깎는 수련이 전제되어 있음을 몰랐던 것이다.
마찬가지로 예수님의 “‘누가 나의 어머니이며 형제냐? 하느님의 말씀을 실행하는 이가 나의 어머니며 형제라는” 말씀은 어머니와 친형제들에 대한 깊은 유대와 사랑이 전제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