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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원 가브리엘 신부님의 묵상글입니다.
복음 사색

위험 사회

by Paul posted Mar 04,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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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한번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양수리에서 자전거만 타며 며칠 휴가를 한 적이 있다시속 20 킬로의 삶에 익숙해졌던 몸이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시속 100 킬로 속도의 차속에서 얼마나 불안하고 초조하고 긴장 됐었는지 기억도 선명하다알게 모르게 시속 100 킬로의 속도와 소음에 적응하여 산다는 도시인들이 실제로는 얼마나 일상화된 불안과 긴장초조함에 젖어 그 스트레스가 클지 가히 짐작이 간다.

  

세월호 사건은 차치하더라도 올해만 해도 리조트 붕괴서부터 시작하여 최근 환풍구 사건동서식품 까지 참 많은 재난사고가 있었다그때마다 매스컴이 앵무새처럼 되뇌는 사고원인은 인재과연 그것뿐일까율리히 벡의 위험사회에서 지적하는 대로이미 대량생산 대량소비 대량운송 등 규모가 되지 않으면 도태되는 구도에서 작은 것이 아름답던 시대는 설 자리가 없어진지 오래다그리고 이리 큰 규모와 복잡성으로 구축되어 돌아가는 시스템을 과연 인간이 제어할 능력이 있을까인간이 가질 수밖에 없는 한계나 약함을 생각하면 언제든 실수는 있기 마련이니까 말이다소달구지의 바퀴가 빠지는 사고가 일어날 확률과 KTX 의 바퀴가 빠질 확률은 얼마나 차이가 날까확률이 100분의 이라도 고속전철의 바퀴가 빠지면 지난번 스페인의 기차사고에서 보듯 대형 참사다

  

광주명상의 집 원장 시절에 청주의 한 아파트에서 프로판가스가 폭발하는 사고가 있었다사고가 나자 탁상행정이란 무엇인지 명료하게 보여주는 퍼퍼먼스가 있었다책임소재를 두고 한 차례 매스컴에서 난리를 치더니 광주 북구청에서 한 장의 공문이 날아왔다현재 사용하고 있는 프로판가스통의 저장소를 안전하게 개조하고 보고하라는 것이었다그것도 무척 촉박한 시일 내에참 무모하기도 하고 한심하기도 하여 공문을 들고 북구청의 담당 공무원을 찾아갔더니 피로에 절은 얼굴을 한 50대의 주사셨다내가 어떻게 이런 공문을 날리느냐고 항의했더니그분은 오히려 나에게 하소연하시는 것이었다북구청 관할 하에 프로판 가스를 사용하는 요식업체만 해도 500 여 곳이 넘는데이런 업무가 기존의 업무에도 치이는 자기 한 사람에게 떨어졌다는 것이다. 500 곳이 넘는 영세 요식업체가 공문대로 정해진 시일 안에 공사를 마칠일도, 마쳐 보고를 한다 해도 주사 한 사람이 처리하기란 불가능했다이러고선 나중에 다시 사고라도 나면 책임은 그 주사에게 가는 것이다전혀 가능하지 않은 지시를 하거나 매뉴얼을 만들고 그대로 하지 않았다고 말단 공무원이나 담당자를 희생양으로 삼고 인재라고 떠벌린다좀 더 솔직해지자면 인재라기보다는우리 인간은 자신의 능력으로 제어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한 사회구조를 만들고 거기에 희생되고 있는 게 아니겠는가거기다가 어쩔 수 없이 빠지지 않는 인간의 다른 한계부패까지 곁들여서 말이다. 4대강 사업온갖 편법을 동원한 롯데월드 건설원전 비리등으로 인해 예견되는 재앙등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죽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보다 더 죄가 커서인가아니면 인간의 능력으로 안전하게 다룰 수 없을 만큼 위험한 원자력 발전을 이윤을 위해 지속하고 계속 건설하려는 사람들과 그에 동조하는 사람들의 죄 때문인가? “사람은 그물을 짜는 존재가 아니라 그물의 한 코다그리고 모든 존재는 그물처럼 서로 얽혀 있다사람이 그물에 한 행위는 바로 자신에게 하는 것이다

  

“We did not weave the web of life, we are merely a strand in it. Whatever we do to the web, we do to ourselves.”

Chief Seattle

  

세상은 더도 덜도 없이 내가 변한 만큼만 변한다


박태원 가브리엘 C.P.


  1. 경계

    번역위원회 일로1박2일 서울에 다녀오다. 정주서원이 필요한 이유를 알겠다. 역설적이지만 부초처럼 뿌리 없이 떠 다녀서야 진정한 마음의 노마디즘은 가능하지 않다. 말 위에서 세상을 정복할 수는 있지만, 세상을 다스릴 수는 없는 법이다.    세자요한 탄신...
    Date2015.06.24 Category복음 사색 ByPaul Views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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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다네이 기도학교 아침단상

     [다네이 기도학교 아침단상] "그때에 즈카르야는 즉시 입이 열리고 혀가 풀려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하느님을 찬미하였다." (루카 1, 64)  하느님의 말씀은 주저함이 없습니다. (예수 고난회 김영익 루도비꼬 수사신부)
    Date2015.06.24 Category매일의 단상 By김그라시아 Views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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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다네이 기도학교 아침단상

     [다네이 기도학교 아침단상]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마태 7, 13)  고독의 가치를 아는 사람은 감추어진 삶의 가치도 찾을 수 있습니다.  (예수 고난회 김영익 루도비꼬 수사신부)
    Date2015.06.23 Category매일의 단상 By김그라시아 Views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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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다네이 기도학교 아침단상

    [다네이 기도학교 아침단상] "위선자야, 먼저 네 눈에서 들보를 빼내어라. 그래야 네가 뚜렷이 보고 형제의 눈에서 티를 빼낼 수 있을 것이다." (마태 7, 5) 인간이 지니는 보편적 열등의식은 사랑에 대한 갈망과 필요의 표지입니다. (예수 고난회 김영익 루도...
    Date2015.06.22 Category매일의 단상 By김그라시아 Views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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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먹을 것, 입을 것, 발 뻗을 곳!

    수도권 인구가 2500 만이고 2010년 기준 자기 집 보유율이 50%를 조금 넘으니, 2년마다 1250만이 전셋집을 다시 구해야 한다. 여기다가 자기 집이 있지만 빚을 떠안고 샀기에 세를 주고 다시 셋집을 얻어야 하는 사람들이 줄잡아 600 만이 더 있다(자가 점유율...
    Date2015.06.20 Category복음 사색 ByPaul Views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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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다네이 기도학교 아침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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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te2015.06.20 Category매일의 단상 By김그라시아 Views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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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솥뚜껑을 자라로 본다던가. 썩은 동아줄을 뱀으로 보는 눈이 만들어내는 환상은 현실이 되어 영향력을 행사한다. 하물며 그 눈의 빛이 어둠이라면…….그래서 교부들은 먼저 마음의 정화를 강조했나보다.     마음이 깨끗한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하느님을 뵈...
    Date2015.06.19 Category복음 사색 ByPaul Views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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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다네이 기도학교 아침단상

    [다네이 기도학교 아침단상] "'눈은 몸의 등불이다.'"(마태 6, 22) 가치를 알 때 어디에도 매임이 없습니다. (예수 고난회 김영익 루도비꼬 수사신부) 
    Date2015.06.19 Category매일의 단상 By김그라시아 Views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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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다네이 기도학교 아침단상

    [다네이 기도학교 아침단상] "너희 아버지께서는 너희가 청하기도 전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계신다."(마태 6, 8) 침묵은 기도의 시작인 동시에 완성입니다. (예수 고난회 김영익 루도비꼬 수사신부) 
    Date2015.06.18 Category매일의 단상 By김그라시아 Views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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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전환점

    흘러온 흔적을 돌아다보니 크고 작은 방향전환들은 내가 읽는 것과 살아온 삶이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서로를 확인할 때 일어났다. 마태오 5장의 산상설교가 그랬고, 고3 여름 방학 때 읽은 파스칼의 팡세가 그랬다. 내 삶을 결정적으로 바꾼 독서였다. 아우...
    Date2015.06.17 Category복음 사색 ByPaul Views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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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다네이 기도학교 아침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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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te2015.06.17 Category매일의 단상 By김그라시아 Views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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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메르스에 대한 한의학적 단상

    퍼온글입니다. 참고하셔서 건강을 잘 유지하시길 바랍니다~^^ ※ 메르스에 대한 한의학적 단상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으로 인해 온 국민들에게 두려움이 많습니다.  감기 바이러스의 한 종류일 뿐이지만 현재 확산세가 진행중이고 특히 고연령, 폐질환자에 ...
    Date2015.06.16 Category매일의 단상 By김그라시아 Views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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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다네이 기도학교 아침단상

     [다네이 기도학교 아침단상] "그분께서는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당신의 해가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이에게나 불의한 이에게나 비를 내려 주신다." (마태 5, 45)  하느님 사랑에는 항구함과 책임감이 있습니다. (예수 고난회 김영익 루도비꼬 수사신부)
    Date2015.06.16 Category매일의 단상 By김그라시아 Views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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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지는게 이기는 것!

    학연, 지연, 혈연, 인맥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남보다 나은 자리를 차지하려 다투는 현실은 과연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의 질서가 지배한다. 이런 현실에서 예수님의 주문은 한마디로 ‘지는 것이 이기는 것’ 이란 말씀일 것 같다.     그것이 루저(Los...
    Date2015.06.15 Category복음 사색 ByPaul Views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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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다네이 기도학교 아침단상

     [다네이 기도학교 아침단상] "달라는 자에게 주고 꾸려는 자를 물리치지 마라."(마태 5, 42) 하느님 성심은 지칠 줄을 모릅니다. (예수 고난회 김영익 루도비꼬 수사신부)
    Date2015.06.15 Category매일의 단상 By김그라시아 Views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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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말이 씨가 되다!

    오늘 하조대가 있는 현북 공소에서 미사를 드리다. 옥계본당 주임신부 이후 잊혔던 정취를 거의 십여 년 만에 다시 맛보다. 그때 그 시절, 그 사람들, 그 곳에 대한 그리움과 아쉬움이 애달프다. 이 효석의 ‘청포도의 사상’에서처럼 다시 못 올 그림이기에 더 ...
    Date2015.06.14 Category복음 사색 ByPaul Views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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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재 발견!

    없던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원래 있던 제 모양과 제 색깔, 제 맛을 내게 하는 것이 빛과 소금의 역할! 인간의 창조란 그런 의미에서 재발견이 아닐까? 하늘아래 새로운 것은 없으니 말이다. 반면교사도 일면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겠지만 그보다는 긍...
    Date2015.06.13 Category복음 사색 ByPaul Views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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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감사인사

    감사인사 저희 수도회 정이진 비오 수사님의 유해를 이곳 양양의 오상영성원에 잘 모셨습니다. 모시고 나자 단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수사님께서 마지막 형제들에게 하신 말씀은 "애썼다. 고맙다."였답니다. 수사님께서 아버지 고향에서 이제 우리를 위해서 ...
    Date2015.06.13 Category매일의 단상 By김그라시아 Views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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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가출

    나는 11살 때 처음 家出했는데 오늘 복음을 보니 예수님보다 1년 선배다.  가출기간은 예수님이 기록이고…….엄밀히 말하면 나는 가출이고 예수님은 Semi-出家다.  어디로 가야할지 어떻게 가야할지 아무런 대책도 없이 그냥 지금의 상태가 싫어 집을 나와 결과...
    Date2015.06.13 Category복음 사색 ByPaul Views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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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다네이 기도학교 아침단상

    [다네이 기도학교 아침단상] "사흘 뒤에야 성전에서 그를 찾아냈는데, 그는 율법 교사들 가운데에 앉아 그들의 말을 듣기도 하고 그들에게 묻기도 하고 있었다. 그의 말을 듣는 이들은 모두 그의 슬기로운 답변에 경탄하였다." (루카 2, 46-47)   생 앞에 진솔...
    Date2015.06.13 Category매일의 단상 By김그라시아 Views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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